미가동 '먹통 기기' 20대 추가 확인
서울시 전수조사, 안내문 부착시급
[3보] 눈가리고 아웅 안전행정 비판

▲ 서울시 성북부가 종암동에 설치한 방범용 CCTV에 작동중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시 성북구가 종암동에 설치한 방범용 CCTV에 작동중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 세이프타임즈

(세이프타임즈 = 김소연 기자) "범죄예방과 주민의 안전을 위해 CCTV를 설치해 24시간 촬영·녹화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성북구 주민 A씨(53)는 이같은 문구가 있는 CCTV를 보고 마음이 놓였다. 평소 자동차 사고로 인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CCTV 바로 앞에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했다.

하지만 작동하는 줄만 알았던 CCTV가 '먹통'인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2일 오후 6시 30분. 불과 1시간 전까지도 멀쩡했던 차를 누군가 들이박고 달아난 것을 발견했다.

이에 A씨는 구청에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경찰서에 교통사고 신고를 접수해야만 열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청 관련부서에 CCTV가 설치된 위치도 알려줬지만 "경찰서에 신고해야 열람이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A씨는 지난 3일 성북경찰서를 방문해 교통사고 신고를 접수했다.

▲ 서울시 성북구가 종암동에 설치한 CCTV에 7월까지 공사가 완료된다고 돼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시 성북구가 종암동에 설치한 CCTV에 7월까지 공사가 완료된다고 돼 있다. ⓒ 세이프타임즈

하지만 지난 7일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사고현장까지 답사하고 최대한 가해자를 찾아 드리기 위해 성북구청에 CCTV 열람을 위한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녹화가 되지 않는 CCTV라는 회신을 받아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되레 "죄송하다"며 "사건을 종결처리 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 패트롤>이 성북구에 확인한 결과 이처럼 먹통상태인 CCTV가 무려 20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북구 도시안전과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CCTV 공사를 했는데 KT에서 통신공사를 해주지 않아 현재는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며 "추석 이후에나 가동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이처럼 공사후 개통이 되지 않아 미작동 상태인 CCTV가 20대가 있다고 확인됐다.

CCTV 앞에는 '7월까지 공사를 완료한다'고 돼 있고 '작동중'이라는 안내표지가 버젓이 부착돼 있다. 공사가 완료돼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지역도 시민들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범죄예방을 비롯해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시민들이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씨는 "CCTV 설치후 언제부터 가동한다는 안내조차 없었다. 성북구의 안전행정은 정말 황당하다"며 "보험료 할증을 우려해 카센터에서 30만원을 주고 자동차를 직접 수리했다"고 말했다.

또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안전관리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사례"라며 "서울시가 하루빨리 미가동 CCTV를 확인해 안내문을 부착해야 분쟁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 B씨는 "이 구역에서 범죄가 일어나도 범인을 잡지 못한 거 아니냐"며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의 안전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2보] 서울 성북구는 세이프타임즈의 보도에 대해 '미가동 표시 부착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북구 관계자는 "미가동 표시를 해두면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사각지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 서울 성북구가 세이프타임즈의 보도가 나가자 'CCTV설치중'이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표지를 슬쩍 변경했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성북구가 세이프타임즈의 보도가 나가자 'CCTV설치중'이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표지를 슬쩍 변경했다. ⓒ 세이프타임즈

[3보] 성북구청 '눈가리고 아웅' 안전행정

세이프타타임즈 보도 이후 안전사각지대를 이유로 '미가동 표시' 불가 방침을 밝혔던 성북구는 11일 슬그머니 '설치중'이라는 표지를 설치했다.

설치 기간도 당초 7월에서 추석전후 잡았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되레 10월 29일 늘렸다. 시민들이 잘보이지 않는 상단에는 '방범용 CCTV 설치중'이라고 표시를 부착한 반면, 정작 눈에 잘 띄는 벽면에는 여전히 '작동중'이라는 표지가 걸려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눈가리고 아웅식' 안전행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설치된 CCTV에 '작동중' 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설치된 CCTV에 '작동중'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성북구가 종암동에 설치한 CCTV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성북구가 종암동에 설치한 CCTV.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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