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내년에는 어떤 일이 기다릴지 염려가 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총선이 있어서 여러 가지 쟁점이 와각상쟁(蝸角上爭)을 벌일 텐데, 거기서 발생한 소음을 또 들어야만 하는 게 달가운 일은 아닙니다.군에 사병으로 의무 입대한 후 탈영하지 않기 위해 책을 읽었습니다. 사병으로 있는 동안은 제가 살아온 흔적이 논리적으로 설명되거나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군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선임 사병들에게 늘 괴롭힘의 대상이 됐었습니다. 왜 그렇게 군대 생활이 꼬였었는지 지금도
영화 '서울의 봄' 관람객이 천만 명을 돌파했다. '천만'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 이상을 넘어선 유의미한 기록이다.영화를 돈을 내고 관람할 수 있는 국민의 대부분이 이 영화를 봤다는 것이고, 12·12 사건에 대한 재인식이 아주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자연스럽게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됐다. 일부 극우단체들은 서울의 봄이 '좌빨'의 역사 왜곡 영화라며 초·중·고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반대하고 나섰고, 단체관람이 예정돼 있던 학교 앞에 찾아가 항의집회를 벌이기도 했다.국민의힘 윤
윤석열 정부의 개각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 국정원장 후보자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외교부 장관에 조태열 전 유엔대사를 각각 지명했다.지난 17일에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교체됐고, 이달 초에는 추경호, 원희룡, 박민식, 이용 장관 등이 새로운 후보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한 달 사이 7명의 장관이 교체됐다. 탄핵 직전 물러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하면 8명이다. 중폭을 넘어선 대폭적인 장관 물갈이다.긴급한 필요성이나 현안이 있다면 장관의 교체는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한인 만큼 뭐라 할 이유가 없지만, 교체된
연말이 되면 기업의 채용부서는 올해 장애인고용을 얼마나 했는지 큰 고민을 안고 신년을 맞이한다.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 또는 우편, 방문 등을 통해서 '장애인고용분담금(분담금)'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부담금이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전 직원 대비 의무고용률에 못 미치는 장애인을 고용한 경우 납부해야 하는 공과금이다.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33조에 따르면 월평균 상시 1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나, 민간사업주,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인간에게 어떤 생각 하나가 일어났다고 했을 때, 인간 안에서 그 생각을 일으키는 도구는 무엇일까요? 마음이 생각을 불러일으켰다면, 그 마음은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일까요?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외부에서 충격이 다가와 무의식적으로 조건 반사를 보였다고 해도, 그 과정은 인간 안에 있는 어떤 게 맞대응한 것이고, 그게 몸의 반응으로 나타난 것입니다.대체로 사람은 몸을 통해 생각하고 반응합니다. '머리'로 통칭하는 인간의 뇌가 생각해서 반응하는 게 아닙니다. 몸이 얻어낸 여러 가지 정보를 뇌에 저장해 놓고, 그걸 통해 상황을 판단하고 생각
총선 넉 달을 앞두고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윤핵관의 핵심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하루 만에 대표직을 내려놨다. 당 대표에 선출된지 9개월 만이다.민주당 역시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문재인 정부 최장수 총리이자 당 대표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계파 갈등이 민주당을 분당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이탄희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기현 대표 사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같은 큰 뉴스에 묻혀 크게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6개 부처 장관이 새로 임명됐다. 새로 임명된 장관들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관료'와 '여성'으로 압축된다.임기 중반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전문가를 발탁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지만, 자리를 내준 장관의 면면을 살펴보면 '총선용 개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교체된 추경호, 박민식, 원희룡, 정황근, 조승환, 이영 장관은 모두 총선을 준비 중이다. 앞서 교체된 대통령실 비서진 가운데도 김은혜(홍보), 강승규(시민사회), 안상훈(사회) 수석이 총선
지난 1일 제주의 한 감귤창고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던 20대 소방관이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19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은 창고 옆 주택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임성철(29)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80대 노부부 등 주민을 대피하도록 한 뒤 곧바로 화재진압에 나섰다.하지만 거센 불길에 무너져 내린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맞고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임 소방관은 제주한라대에서 응급구조를
대답할 수 없는 내용을 질문하는 사람을 수시로 만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건 물음 자체가 잘못됐기에, 제가 답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면, 자기를 무시한다고 얼굴을 붉힙니다. 물음이 잘못된 것이기에 대답할 수 없는 것과 엉터리 반응을 보여서 그 사람을 무시하는 건 다릅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게 같다고 합니다.어떤 사람에게 심리상담을 받으라고 권유한 후, 해당 분야에서 재능기부로 일하는 사람들을 소개해 줬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고맙다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너무 다행이라고 제게 수차례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지난 10월 13일 군포에서 쿠팡 물품을 배송하던 60대 택배 노동자가 새벽 배송을 하다 쓰러져 숨졌다. 사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인의 머리맡에는 배송 중이었던 택배 상자 3개가 놓여 있었다.숨진 노동자는 쿠팡 퀵플렉스 소속으로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가 간접고용 방식으로 운영하는 배송 직군이다.노동자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쿠팡CLS 대표가 국회 국감장에 불려 나왔다. 하지만 홍용준 쿠팡CLS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원들의 추궁에도 단 한 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 홍 대표는 숨진 노
쿠팡은 나스닥(NASDQ)에 상장된 미국회사다. 그런 쿠팡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쿠팡은 국내 최초로 로켓배송과 풀필먼트 시스템(Fulfillment System)을 구축한 회사다.막대한 투자 유치금으로 적자를 감수하고 여러 가지 사업모델을 구축해 경쟁사에 앞서 나갔다. 이미 쿠팡은 국내 최고의 물류센터로 거듭났다. 그만큼 사회적, 윤리면에서도 귀감이 되어야 할 회사다.쿠팡은 혁신적인 배송모델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좋은 인상만 주고 있지는 않다. 쿠팡 하면 떠오르는 게 '안전사고'이기 때문이다. 한여름 폭염에 난방장치가
정부의 행정전산망 '정부24'가 먹통이 됐다. 정부의 민원, 행정서류 발급이 중단되면서 큰 혼란이 일어났다.정부 행정망이 멈춘 것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 3월에는 법원 전산망이 마비됐고, 지난 6월에는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NIES·나이스)가 개통하자마자 오류가 발생해 학교 행정이 엉망이 됐다.행정망은 마비 사흘 만에 복구됐다. 휴일이 끼었다고는 하지만 사흘간 정부 전산망이 마비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0월 SK C&C 전산망 화재로 카카오의 서비스는 닷새 만에 복구됐다.카카오의 전산망 장애는 화
세월이 흘러가면서 평가가 바뀌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은 유대 사회의 관습에 반항하는 인물이며, 로마제국에 대항하는 정치범으로 몰려 잔혹한 형벌을 받고 죽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그분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마침내는 종교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공자(孔子)는 뜬구름 잡는 정치사상을 펼친다고 위정자들에게 냉대당했지만, 사후에 그의 생각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반대 사례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처음에는 자기 민족의 해방을 위해 엄청나게 수고한 위대한 리더인 줄 알았습니다. 그는 민족이 해방된 후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시키자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수도권에서 지지도가 급락한 여당의 고육지책이다.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하고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짜낸 책략이다.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해 구글의 인공지능 바드(Bard)에게 물었다. 교묘하게도 바드는 찬성, 반대, 그리고 중립적 입장의 세 가지 답안을 내놓는다.하지만 그 답안에 모두 들어있는 내용은 "김포시민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포시민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서울시민의 의견도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이 제안은 과연 현실성이 있으며, 실현된다고
지난 7월 초 홍철호와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시을·갑당협위원장은 '5호선 연장 검단경유 X, 김포직결 ○'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김포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이어 7월 10일에는 선언문을 통해 "5호선이 김포한강선이 아닌 검단 우회노선(인천 검단지역 3개역 설치)으로 결정되면 여당 정치인으로서 차기 총선은 물론 모든 선출직 공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홍철호 위원장의 이러한 자신감 표출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강서구, 그리고 김포시가 만나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서울시의 주된 조건 중 하나인 방화차
예전에 남북교류를 증진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작가가 쓴 황진이에 관한 소설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분단 전에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소설가의 손자였는데, 북한에서도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대우를 받았고 소설가까지 됐습니다.그런데 그때 아쉬웠던 건 그 소설의 구성입니다. 소설도 사람의 해석을 담은 글인지라, 그 소설을 쓴 사람이 해석한 황진이가 썩 마음에 내키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대우를 받으며 살던 사람이 쓴 글이기에, 그가 보여준 황진이를 해석한 틀에는 유리 천장이 여러 겹 씌워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작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씨가 임명된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TK로 대표되는 '경상도당'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고, 극우 성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당의 정체성을 바로 잡아 지지층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인 위원장에게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에 따른 당의 충격도 추스르면서 개혁작업을 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주어졌다.하지만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취임 후 보이고 있는 행보는 과연 국민의힘을 혁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한다. 인 위원장이 처음으로 내놓은 혁신안은 당의 징계를 받은 이준석, 홍준표, 김재원 전 의원
맹자(孟子)는 향원(鄕原), 비슷하지만 진짜가 아닌 사이비(似而非)에 속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이 생각나는 일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처음 북향민을 위한 대안학교를 시작할 때 했던 말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주변에서 들려왔기 때문입니다.'어, 저거 우리가 처음에 대안학교 시작하면서 시행하자고 했던 프로그램인데, 그때는 그들이 거절했던 것인데, 그런데 왜 저 사람이 마치 자기가 이제 처음으로 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처럼 말하지.' 궁금해서 까닭을 알아봤더니 얽힌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뒤 안철수 의원이 격앙된 표정으로 국회기자실에 섰다. 안 의원은 선거 참패에 대한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기자회견을 가득 채웠다.'응석받이', '오만방자' 같은 거친 용어가 등장했고, 이 회견의 골자는 이준석 제명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도 '구태정치' 같은 용어를 사용해 안 의원을 비난했다.강서구 보궐선거는 단순히 구청장을 새로 뽑는 차원을 넘어 6개월 남은 총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자, 윤석열 정권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노인 1000만 시대가 눈 앞인 가운데 100세 '상수(上壽)'를 맞는 노인이 10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2일 '제27회 노인의 날'을 기념해 올해 100세를 맞는 노인들에게 전통적으로 장수와 건강을 상징하는 '청려장(장수 지팡이)을 선물했다.올해 청려장을 받는 주인공은 모두 2623명으로 남자가 550명, 여자가 2073명이다. 주민등록상 100세인 노인은 물론 주민등록 나이는 다르지만 실제 나이가 100세로 명확하게 확인된 노인들을 포함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파악한 수치다.건강에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