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교수(왼쪽)과 이희선 순환기내과 교수 ⓒ 서울대병원
▲ 최수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교수(왼쪽)과 이희선 순환기내과 교수. ⓒ 서울대병원

(세이프타임즈 = 이민우 전문위원) 비만한 사람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동맥경화로 인한 심혈관 질환이 잘 발생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단순한 체중 감량보다 내장지방 관리에 신경써야 된다. 국내 연구팀이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많으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심장혈관 동맥경화질환의 지표로 심장혈관 CT를 통해 관상동맥의 석회화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심장혈관에 죽상동맥경화가 진행하면서 칼슘이 쌓여 딱딱하게 굳게 되는데, 석회가 수치가 높으면 향후 심근경색이나 심장혈관 관련 사망 위험이 커진다.

이 때문에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와 그 진행 정도는 미래의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최수연·이희선 교수팀은 2003~2015년 건강검진자 가운데 심장혈관 CT를 2번 이상 촬영했었던 사람 1015명의 석회화 정도와 체지방량을 분석했다.

처음 CT를 찍고 평균 3.3년 후 다시 CT를 찍었을 때 37.5%에서 심장혈관의 석회화가 의미 있게 증가한 것이 관찰됐다.

기존에 알려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비만할 때, 허리둘레가 클 때,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많을 때 심장혈관의 석회화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30% 이상 많을 때가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그렇지 않을 때보다 심장혈관 석회화가 증가할 위험이 2.2배 높았다.

▲ 체질량지수는 24.2kg/m2, 24.4kg/m2 로 비슷하지만 내장지방(노란색)왼쪽과 피하지방(초록색)오른쪽의 비율이 각각 2.5, 0.7 로 다른 두 명의 복부 CT. 내장지방 비율이 높은 좌측이 심혈관 석회화가 더 심하게 진행됐다. ⓒ 서울대병원
▲ 체질량지수는 24.2㎏/m2, 24.4㎏/m2로 비슷하지만 내장지방(노란색)왼쪽과 피하지방(초록색)오른쪽의 비율이 각각 2.5, 0.7로 다른 두 명의 복부 CT. 내장지방 비율이 높은 좌측이 심혈관 석회화가 더 심하다. ⓒ 서울대병원

보통 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가 25㎏/m 이상,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남자 90㎝, 여자85㎝ 이상이다. 연구는 체질량지수를 정상(BMI<23㎏/m), 과체중(BMI 23-25㎏/m), 비만군(BMI≥25㎏/m) 또는 허리둘레를 정상(남<90㎝, 여<85㎝), 복부비만군(남≥90㎝, 여≥85㎝)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비만군이나 과체중이나 복부비만군 뿐만 아니라 정상 체중에도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30% 이상 많을 때 심장혈관의 석회화가 증가할 위험이 1.9배 증가했다.

이는 일반적인 외관상 비슷한 정도의 비만 정도여도, 심지어 외관상 비만이 아니어도 체내 지방의 분포(distribution of body fat)가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다.

최수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화기내과 교수는 "심혈관 질환의 예방을 위해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비만과 정상체중군 모두에서 내장지방을 피하지방보다 적게 하는 건강한 지방 분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장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균형있는 식사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중등도 강도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Diabetes Metabolism Journal(DMJ)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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