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조원상 교수팀 2013~2018년 493명 환자 시행

▲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 서울대병원
▲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 서울대병원

(세이프타임즈 = 이민우 전문위원·이학박사) 머리에 작은 구멍을 내는 '키홀 접근법'이 다발성 뇌동맥류 치료에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조원상 교수팀은 2013~2018년 493명의 환자에게 키홀 접근법을 시행했다. 이중 다발성 뇌동맥 환자 110명의 합병증과 위험인자를 분석한 결과, 뇌동맥류 결찰 성공률이 기존의 방법보다 우수하고 합병증과 수술 시간 등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혈관 질환으로 유병률은 최소한 전 인구의 3% 정도로 추정된다. 뇌혈관이 파열되거나 커지면서 주위 신경 구조물을 압박하면 신경학적으로 치명적인 이상 증상을 초래한다. 뇌동맥류 환자 셋 중 한 명은 2개 이상의 다발성 뇌동맥류로 파열 위험성이 단일 뇌동맥류보다 2배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과 시술 두 가지다. 수술법은 두피를 절개하고 두개골을 열어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처리하는 개두술과 클립 결찰술이다. 시술법은 다리나 팔의 말초혈관 내로 미세 도관을 넣어 뇌혈관까지 접근해 뇌동맥류 안에 코일을 채워 넣는 코일 색전술을 말한다.

▲ A~C는 뇌동맥류 환자의 부풀어 오른 뇌혈관을 보여주는 혈관조영술 사진. D는 3개의 키홀을 통해 수술한 환자의 두개골 방사선. ⓒ 서울대병원
▲ A~C는 뇌동맥류 환자의 부풀어 오른 뇌혈관을 보여주는 혈관조영술. D는 3개의 키홀을 통해 수술한 환자 두개골 방사선. ⓒ 서울대병원

치료가 필요한 뇌동맥류가 1개만 있으면 전신을 마취하고 수술이나 시술을 하게 되는데 여러 곳에 생긴 다발성 뇌동맥류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가장 좋은 것은 한 번의 마취로 합병증 없이 전부 치료하는 것이지만 대개는 여러 차례의 전신 마취 하에 수술과 시술을 반복한다. 시간, 비용, 위험성 등 치료 부담이 커진다.

연구팀은 키홀 접근법이라는 최소침습 개두술을 이용했다. 키홀 개두술의 크기가 3㎝ 정도로 기존 개두술보다 현저히 작다는 점을 착안했다.

뇌동맥류의 위치에 따라 낸 작은 뼈구멍(키홀) 1~3개를 통해 서로 다른 위치의 뇌동맥류에 접근해 결찰했다. 단 한 번의 전신 마취와 피부 절개로 다발성 뇌동맥류 치료에 성공한 것이다. 키홀 접근법을 통한 단일 뇌동맥류 치료 결과는 세계 여러 기관에서 보고해 왔으나 여러 위치에 생긴 다발성 병변에 대한 치료 결과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키홀 접근법으로 시행한 수술은 97%의 만족스런 결찰률을 보였고 뇌경색, 뇌출혈 등 영구적인 합병증은 1.8%에 불과 했다. 

키홀 접근법을 통한 뇌동맥류 결찰술은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출혈이 거의 없고 미용적으로 뛰어나며 수술 시간이 짧아 마취 관련 합병증도 최소화된다는 점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수술공간이 좁고 깊어 수술 난이도가 높고 많은 경험을 필요해 널리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키홀 접근법은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극복해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 결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키홀 접근법으로 1000례 이상의 뇌동맥류 뿐만 아니라 해면상혈관종 수술 시행과 경험이 뇌혈관 질환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로 키홀 접근법을 통한 다발성 뇌동맥류 수술의 임상결과를 밝힌 이번 연구는 미국신경외과학회의 공식 저널인 신경외과지(Journal of Neurosurgery) 최근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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