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왼쪽), 한양대병원 김인향 교수(가운데), 코펜하겐대학교 임연희 교수(오른쪽) ⓒ 서울대병원
▲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김인향 한양대병원 교수, 임연희 코펜하겐대학교 교수. ⓒ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은 최근 내분비 교란 특성을 가진 합성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아동기에 자폐적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이 4세 아동의 자폐 특성과 연관성을 보였지만, 4~8세의 프탈레이트 노출은 8세 아동의 자폐 특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남아는 프탈레이트 노출 기간과 자폐 특성 사이의 연관성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는 화장품, 식품 포장, 의료기기, 장난감에서 검출되는 흔한 환경 화학물질이다. 보고에 따르면 프탈레이트는 낮은 지능지수, 주의력 문제, 자폐 특성 증가를 포함한 다양한 신경독성 결과에 관련이 있다.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팀(한양대병원 김인향·코펜하겐대학교 임연희 교수)은 547쌍의 모자 코호트에 대한 10년간 장기추적 연구를 통해, 태아·아동기 동안의 프탈레이트 노출과 자폐 특성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영유아에 발병하는 난치성 신경발달장애다. 사회적 관계형성의 어려움, 정서적 상호작용의 문제, 반복적 집착과 제한된 관심 등의 행동이 특징이다. 국내 유병률은 2% 내외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 노출 기간에 따른 프탈레이트와 자폐 특성 간의 연관성은 기울기가 클수록 자폐 특성에 높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서울대병원
▲ 노출 기간에 따른 프탈레이트와 자폐 특성 간의 연관성은 기울기가 클수록 자폐 특성에 높은 영향을 미친다. ⓒ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임신 중기(평균 20주)의 산모와 4·6·8세 아동의 소변을 이용해 5가지 프탈레이트 대사물 수치를 측정했다. 사회적 의사소통 평가척도(SCQ)는 각 시점에서 아동의 자폐 행동특성을 평가하는 데 사용됐다. SCQ 점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자폐 특성을 나타낸다. 프탈레이트 대사물과 SCQ 점수 사이의 관계는 노출 기간과 성별에 의해 분석됐다.

그 결과, 임신 중 프탈레이트 대사물의 수치 증가는 4세의 SCQ 점수를 7.4~8.5%(95% CI:1.9%, 15.5%) 증가시켰다. 그러나 6세와 8세에는 연관이 없었다.

또한 4세와 8세의 프탈레이트 대사물의 수치증가는 8세의 SCQ 점수를 9.6~9.9%(95% CI:1.3%, 18.6%) 증가시키는 영향을 끼쳤다. 특히 성별 차이가 존재해 남아가 프탈레이트 노출과 SCQ 점수 사이에 더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연구 결과 태아기의 프탈레이트 노출은 유아기(4세)에, 아동기(4·8세)의 노출은 학령기(8세)의 자폐 특성에 영향을 미쳤다"며 "ASD 유병률 증가의 원인 중 하나인 환경적 요소의 문제를 장기추적 코호트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자폐 장애의 예방과 조기개입에 도움이 되는 생물학적 표지자를 규명하는 연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동의 정상적인 사회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임신과 유아기 모두에서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환경 저널(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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