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권 작가·칼럼니스트
▲ 한상권 논설위원

8일 역대급 논란 속 2020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영국 BBC는 "이번 대회는 국제올릭픽위원회(IOC)에 중요한 의문을 가졌다"며 "올림픽을 강행하기로 한 IOC의 판단이 현명했는지 제대로 평가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림픽의 개최·취소는 IOC가 결정한다. 2020도쿄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막대한 중계권료 등의 수익을 버릴 수 없는 IOC의 강행과 태평양전쟁 후 고속 성장을 이뤄낸 1964 도쿄올림픽을 재현해내고자 했던 일본의 의도와 맞아떨어진 거라고 볼 수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회복을 위한 '부흥올림픽'을 내세워 개최권을 따낸 일본으로서도 험난한 도전이었던 것 또한 분명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5년을 기다린 선수들에게 장(場)을 마련해준 도쿄올림픽 완주는 평가해볼 만하다.

다만 그들의 코로나 19 대처 능력, 방사능과 관련한 각종 의구심 해소, 전례 없는 무관중 경기, 골판지 침대 등 그리고 자본의 힘으로 움직였을지도 모르는 불볕더위 속 대회 운영은 가장 아쉬웠던 대목이다. 참고로 1988년 서울올림픽은 9월17일~10월2일 청명한 서울 하늘 아래에서 열렸다.

선수들이 올림픽을 살렸다

메달에 목메는 성적제일주의 현상이 사라진 스포츠인과 팬들의 모습은 반갑기만 하다. 지상파 방송사뿐만이 아니라 각종 언론매체도 메달을 향한 굵은 목소리보다는 그들의 땀과 눈물, 열정과 노력에 귀 기울이는 것을 보면서 시대의 변화를 감지 할 수 있었다.

'결과'로 승부하는 스포츠의 특성에 '과정'이 주는 메시지를 받아들일 줄 아는 선수와 국민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는 반증이다.

이번 대회는 유독 4위에 오른 선수들을 주목해서 볼 수 있었다. 그들을 보면 아쉬운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때로는 '석연치 않은 판정'이라는 언론과 팬들의 의심에도 선수들은 그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음 기회를 위한 본보기로 삼는 모습에 도전하는 청춘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면 이것 아니면 무엇일까.

올림픽은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꿈꾸는 도전의 무대다. 우리 두 눈으로 생생히 확인하지 않았는가. 그것이 많은 사람의 반대 속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이 성공적인 올림픽이냐 아니냐의 평가에 매몰되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평생을 땀 흘려 준비한 232명의 대한민국 선수단을 위해서도 밝은 면을 바라보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것이 내가 우리 선수들에게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 일 것 이다.

2020 패럴림픽 축제 시작된다

유난히 뜨거운 올림픽이었다. 근현대사에서 유례없이 많은 논란을 낳은 올림픽이었지만, 각종 방역체계를 따르며 경기를 준비하던 선수들의 끈기 또한 박수받을 만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회는 기묘하지만, 선수들에 의해 완성된 성공적 대회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의 땀이 이를 증명했다.

한여름 밤의 꿈, 그렇게 도쿄올림픽은 8일 그 꿈의 무대를 마감했다. 이제는 또 하나의 열정이 담긴 '패럴림픽'이 24일부터 시작한다. 팬으로서 나는 그들의 도전에 기대가 크다. 국민 역시 올림픽만큼 힘찬 박수를 보내고 과정에 미소 지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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