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셀프 소방점검' 했다 … 전문가들 "정말 …"
[단독] 쿠팡 '셀프 소방점검' 했다 … 전문가들 "정말 …"
  • 김창영·김소연·이찬우·민경환·신승민 기자
  • 승인 2021.06.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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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소방서에 '작동기능점검' 보고
9회 점검 중 2곳 업체에 5회 일감 맡겨
불꽃·연기자욱 스프링클러 먹통 드러나
업체부실점검·시설보완 여부 조사해야
▲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 앞에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민경환 기자
▲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 앞에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민경환 기자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 이천 덕평 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예고된 인재'였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는 차치하더라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119구조대장까지 목숨을 잃은 참사였다.

뼈아픈 참사 뒤에 늘 나오는 '사후약방문'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도돌이표 안전정책'이 아닌 대수술을 넘어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이프타임즈가 '수상한 쿠팡화재'를 반면교사로 '세이프가디언'을 가동한다. [편집자]

쿠팡 참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황당함이다. 축구장 15개와 맞먹는 건물에서 6일간 화마가 벌인 '불놀이' 재난영화를 전국민이 지켜봤다.

'이러다 불 나면 어쩌지'라는 의문의 시그널은 내부에서 계속됐지만 안전불감증, 무사안일이 자초한 자업자득의 결과물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2018년 2월 17일. 화재가 발생하자 당시 알바생은 '불이나도 대피하지 못하는 쿠팡'이라는 제목으로 '네이트판'에 고발의 글을 올렸다.

"연기가 심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안내 방송이나 직원들에게 별다른 안내가 없었다. 안전을 가볍게 생각하는 쿠팡 관리자, 직원들의 잘못된 안전불감증이 있다."

불이 나면 '소방과 피난시스템'이 먹통이 될 수 있는 경고의 시그널이 있었다. 쿠팡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경고는 결국 화마를 불러왔다.

스프링클러 차단 등의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 민경환 기자
▲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 민경환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 힘 김용판 의원은 "4개월 전 종합소방시설점검에서 스프링클러나 경보기, 방화셔터 관련 등 270여 건에 이르는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종합정밀점검'은 소방시설 등이 기준에 적합한지 살펴보는 법적의무점검이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특정 소방대상물을 비롯해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건축물은 1년에 1회 이상 전문검사업체를 통해 검사를 받고 소방서의 시정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12만7178㎡ 에 달하는 덕평 물류센터는 종합정밀점검은 물론 '작동기능점검'도 반드시 해야 한다.

점검 결과를 보면 불이 났을 때 연기나 열을 감지해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는 감지기 관련 불량이 28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핵심 소방시설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방화셔터 훼손이나 작동장애 등 결함도 26건이 발견됐다. 방화셔터 불량으로 방화구획이 제대로 안 된 경우도 20건에 달했다. 연소확대를 대비할 수 있는 '비상구'가 사실상 뚫린 셈이다.

3년 전 알바생의 경고가 올해 점검결과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년간의 소방점검이 '눈가리고 아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점검은 유명 소방점검업체 H사가 2월 1일부터 소방시설관리사 1명, 소방설비기사 3명 등 4명을 투입해 10일간 진행됐다. H사 점검보고서를 토대로 쿠팡 관계인 최모씨는 2월 22일 이천소방서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천소방서는 "3월 시정명령을 내린 뒤 6월 9일 시설보완 완료를 서면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점검과 보수를 완료했다는 대형건물에서 4개월만에 우려했던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당연히 점검, 시설보완 과정에서의 '부실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화재를 처음 목격했던 쿠팡 일용직 노동자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내용을 보면 소방시스템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는 "경보 오작동이 많았다"며 "진짜 불이 났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되레 쿠팡에서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았다.

▲ 세이프타임즈가 확인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소방점검업체 현황 ⓒ 세이프타임즈
▲ 세이프타임즈가 확인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소방점검업체 현황 ⓒ 세이프타임즈

소방시설 점검 과정에 대한 전면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이프타임즈가 물류센터 소방시설 점검에 대한 이력을 집중 추적한 결과, 석연치 않은 점들이 쏟아졌다.

취재결과 2019년 작동기능점검을 '쿠팡 관계인이 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관계인이란 소유자, 관리자, 점유자로 쿠팡을 의미한다. 작동기능점검은 종합정밀점검과 달리 '셀프점검'은 허용된다.

하지만 기술력과 장비 등을 고려할 때 대형건축물은 작동기능점검도 외부 전문업체가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다. 방식도 종합정밀점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방시설관리사 A씨는 "쿠팡이라는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작동기능점검을 한 것이 사실이냐"며 "전문회사도 쉽지 않은데 쿠팡에서 직접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되물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의 자체점검이 허술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또 다른 점검업체 대표 B씨는 "관계인 작동점검은 업체가 돈만 받고 보고서만 대충 써주는 방식이다. 관계인이 한 것처럼 서류를 만들어 소방서에 낸다"며 "이렇게 하면 점검업체는 부실검사에 따른 책임을 피할 수 있고, 기업은 이면계약으로 점검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점검업체의 활동기록이 전산에 남지 않아 '겹치기 점검'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B씨는 또 "관계인 자체점검은 작은 건물에서는 하지만, 대기업이 예산을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셀프점검' 논란에 대해 쿠팡은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 민경환 기자
▲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 민경환 기자

쿠팡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9회 소방점검을 했다. 이 가운데 특정업체 2곳에 각각 3회와 2회에 걸쳐 일감을 줬다.

첫 시행 연도인 2017년 참여한 S엔지어어링은 한 해를 건너뛰고 2019년에도 점검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작동기능점검을 했던 H사 역시 올해도 종합정밀점검을 했다.

하지만 H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불과 몇 개월만에 진행된 올해 검사에서 무더기 '부실'을 밝혀냈다.

지난해 H사 검사가 부실로 진행됐는지, 쿠팡측이 시정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재적발'된 것인지는 소방서에 제출된 보고서를 대조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천소방서는 세이프타임즈 취재진이 요구한 연도별 점검보고서와 시정조치보고서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쿠팡이 부실점검 '외압'을 행사하고 일감을 몰아줬다는 '뒷거래 의혹'이 나올수밖에 없다.

소방시설관리사 C씨는 "법 규정에 맞게 점검을 하면 발주업체의 눈밖에 나서 다음부터는 일감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보완을 위해 돈이 많이 드는 부분은 점검보고서에 넣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특히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부실한 점검과 시설 보안 의혹은 커지고 있다. 권영세 의원실이 공개한 CCTV를 보면 이날 오전 5시 11분쯤 진열대 선반 위에서 처음 불꽃이 일어난다.

지하 2층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아 진열대 선반 위쪽으로 선풍기를 꽂기 위한 전선이 여러 개 지나는데, 이 중 한 곳에서 불꽃이 발생했다.

영상을 보면 진열대 위에서 불똥이 하나둘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불길이 금세 진열대 전체로 번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불이 커지고 검은 연기가 주변을 자욱하게 메울 때까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오전 5시 36분 창고 밖으로 새어 나오는 연기를 본 근무자가 처음 신고를 했고, 7분 뒤 소방대가 도착해 진화 작업이 시작됐다.

쿠팡이 1천~2천만원에 불과한 점검과 보수비용을 아끼려다 수천억원을 날리고, 소중한 소방관의 생명까지 빼앗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안전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한 쿠팡의 '무사안일'이 이커머스 신화를 만들어 가던 미국 시민권자인 창업자 김범석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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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2021-07-25 16:09:39
관리가 종요해요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만 했어도...
그나마...

야옹이 2021-06-29 02:33:33
부실공사에다 소방. 안전장치 제대로 작동 안되었다

임찬석 2021-06-28 17:30:01
쿠팡이 모두 책임져야한다!!!!!

자본주의 결정체 2021-06-28 10:06:22
아이템위너만봐도 이 기업이 얼마나 '돈벌기'에만 특화돼있는지 알수있다
미국기업답다

달려라똥따루 2021-06-28 09:58:53
쿠팡 불매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