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중 5층 건물 붕괴중 버스 덮쳐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합동 감식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 연합뉴스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철거 작업 중이던 한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 연합뉴스

9명은 끝내 54번 시내 버스에서 내리지 못했다.

광주 재개발지역에서 철거중인 건물이 붕괴하면서 정차한 버스를 덮쳤다. 버스는 처참하게 찢기고 찌그러졌다.

사고는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건축건물 철거 현장에서 발생했다.

지상 5층짜리 상가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건물 앞 정류장에 정차한 54번 시내버스 1대가 잔해 아래에 깔렸다.

탑승객인 피해자들은 버스가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처참하게 찌그러지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참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 1대와 승용차 두 대가 매몰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구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승용차들은 붕괴 직전 멈춰 선 것으로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자마자 5층 규모 건물이 붕괴하면서 버스를 완전히 덮쳤고 거리에 다른 보행자는 없었다.

당시 건물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부에 다른 이용자는 없었으며 작업자들만 있었다.

건물 5층 등에서 작업자 8명이 굴착기를 이용해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이상 징후를 느끼고 밖으로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애초 매몰된 버스에 운전기사를 포함해 12명이 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처참하게 찌그러진 버스 차체가 중장비 작업으로 드러나면서 매몰자들이 추가로 발견됐다.

70대 여성 1명, 60대 여성 4명, 60대 남성 1명, 40대 여성 1명, 30대 여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9명이 사망했다.

중장비로 잔해를 치우고 차체가 드러난 9일 오후 7시 9분쯤 구조된 매몰자가 첫 번째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발견된 매몰자 3명도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오후 8시를 넘겨 시내버스 매몰자 구조가 막바지에 이르자 5명이 숨진 상태로 한꺼번에 발견됐다.

시내버스 매몰자를 구조하는 작업은 오후 8시 15분쯤 마무리됐다.

70대 여성 4명, 70대 남성 1명, 60대 여성 2명, 50대 남성 1명 등 8명은 구조 초반 버스 전면부 차유리 구멍을 통해 구조돼 각각 전남대병원(3명)·광주기독병원(3명)·조선대병원(1명), 동아병원(1명)으로 옮겨졌다.

건물 작업자들은 전날 건물 주변을 정리한 뒤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철거를 시작했다. 건물을 한 층씩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갔다.

현장에는 굴착기와 작업자 2명이 있었고, 주변에는 신호수 2명이 배치됐다. 작업자들은 굴착기 작업 중 이상한 소리를 느꼈고 서둘러 건물 밖으로 피신했다.

이후 가림막도 소용없이 건물이 순식간에 도로변으로 무너졌고 정류장에 막 정차한 시내버스를 완전히 뒤덮었다.

사고 후 학동에서 화순 방면 도로 운행이 전면 통제될 정도였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철거를 시작한 첫날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을 두고 철거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게 아니냐고 추정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 최모(45)씨는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은 결국 철거 중 주요 부분을 잘못 건드린 게 아닌가 싶다. 안전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경 차원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경찰청은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강력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한 전담팀을 구성, 광주 동구 철거 건물 붕괴 사고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철거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현장 감식은 10일 오후 1시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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