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69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000명 감소해 1998년 이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실업자는 전년보다 4만5000명 늘어난 110만8000명으로 2000년 이후로 가장 많다. 그야말로 최악의 고용절벽이다. 청년층(15~29세)의 취업절벽이 심화되면서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년도 청년층 연간 실업률은 9.0%로 전체실업률 4.0%보다 크게 높다. 그런데 겉으로 잡히는 통계수치보다 실질적으로 잠재적인 취업 가능자와 구직자, 시간제 일자리 취업가능 자 등에 실업자를 합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더 심각하다.

청년 확장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26%로 전년 같은 달보다 5.2% 포인트, 모든 연령대 평균 확장실업률(14.6%)보다 11.4% 포인트 높다.

지난해 말 기준 확장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층은 모두 12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자인 셈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한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고용절벽에 장기적으로 내몰리면서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 지식,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는 능력이 떨어져 저 임금의 일을 하며 평생의 삶이 어려워지고, 국가적으로는 떠 않아야 할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종업원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들도 신규채용 규모를 점점 줄이고 있다.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으로 바꾸고 있다. 능력이 검증된 경력자 위주로 필요한 부문에서 제한적으로 뽑겠다는 것이다. 자동화 기술의 발전과 경기침체로인 한 피해가 청년들에게 가중되고 있다.

해결방안은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게 하면 된다. 그런데 그렇지가 못하다. 왜 그런가. 먼저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반 기업정서가 문제다.

특히 정치권에서 기업이 성공을 견인하는 정책은 외면하고 '소득주도성장', '기업규제3법', '협력이익공유제' 같은 반기업적·반시장적 정책으로 기업을 옥죄는 법을 양산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회·벤처기업협회·한국중견기업협회가 230개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강화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고용축소를 고려한다'가 37.3%, '해외 이전을 검토한다'가 21.8%로 나왔다.

기업의 4곳 중 1곳이 탈 한국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청년들이 갈 일자리가 줄 수밖에 없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줄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결국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물고기를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지속적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일시적으로 세금을 퍼붓는 일자리는 물고기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부는 숫자만 채우는 세금을 투입하는 단기고용 대책에만 집중하고 있다.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는 오래 가지 못한다.

일시적으로 세금을 나눠줄 돈을 경제성장이 될 수 있는 대로 투자해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단순 아르바이트가 아닌 그렇게 만들어진 조직에 들어가서 기술과 경력을 쌓고 지속적으로 그 업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정책으로 기업부담을 줄여주고 일자리 창출 여력을 높여야 한다. 고용절벽을 벗어날 유일한 길은 민간의 고용역량 증대밖에 없다. 기업이 투자의지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데 집중하면 된다.

그런데 정부의 일자리 정책 방향이 오히려 청년실업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노조법개정안, 퇴직급여법개정안, 근로기준법개정안 등 노동3법이 청년고용을 위축시킬 것이다.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면 노동시장이 경직화되고, 한 달만 일해도 퇴직금을 지급하면 일자리 창출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상시 업무에서 간접고용을 금지하는 법안도 인건비 부담이 늘어 신규채용이 위축될 수 있다. 노동의 경직성이 아니라 노동의 유연성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민간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그나마 공공일자리는 시험을 통해 성적 좋은 사람만 채용되니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것이다. 인간은 일을 통해서 꿈을 이루며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면 결혼, 출산율 감소 등 사회문제로 이어진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급등하는 집값으로 청년들은 절규하고 있다. 한국은 청년들에게 꿈도 미래도 없는 나라가 되었다. 청년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한 문제다. 정부는 과감한 경제정책변화를 통해 청년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주어야 한다.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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