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시간대 경춘선 시간표
▲ 출근시간대 경춘선 시간표
▲ 영하 11도를 기록했던 지난달 18일 경춘선 사릉역 이용객들이 역사 입구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 ⓒ 민경환 기자
▲ 영하 11도를 기록했던 지난달 18일 경춘선 사릉역 이용객들이 역사 입구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 ⓒ 민경환 기자

'평상시 평균 25분, 출퇴근 시간 배차간격 평균 20분.'

65세 이상 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농어촌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는 경춘선 이야기다.

경춘선은 춘천에서 서울로 가는 과정에 경기 주요 거점 도시를 경유한다. 경기권 시민들은 출퇴근용으로 경춘선을 자주 이용한다. 이용객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지나치게 '널널한' 배차 간격으로 시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배차 간격뿐만 아니라 역사 시설도 서울지역과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다. 플랫폼이 지하철 개념이 아닌 야외와 그대로 연결돼 있어 혹한기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고문'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대다수의 경춘선 이용객이 야외에서 열차를 기다린다. ⓒ 민경환 기자
▲ 대다수의 경춘선 이용객이 야외에서 열차를 기다린다. ⓒ 민경환 기자

시민들의 불만에 '고객 대기실'이 마련됐지만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간이 협소하고 수가 부족해 이용객의 실질적인 편의보다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협소한 공간에 여러명이 밀집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혹한기에 야외에서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경춘선 관계자는 "서울 도심 한복판이면 몰라도 이런 경기 외곽에선 현실적으로 2~3분 간격 배차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배차를 늘릴 수는 없냐는 질문에도 "원래 그렇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경춘선은 이용객이 많지 않아 배차간격을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시민 정모씨는 "경춘선을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고 싶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 경춘선에 고객 대기실이 마련됐지만 공간이 협소해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다. ⓒ 민경환 기자
▲ 경춘선에 고객 대기실이 마련됐지만 공간이 협소해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다. ⓒ 민경환 기자

또다른 박모씨는 "배차 간격이 너무 커 자칫 열차를 타지 못하면 제때 출근을 하지 못할 수 있다"며 "경춘선을 포기하고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살아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에 이렇게 지장이 있다.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부동산 대책이나 탄소 중립 정책에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막대한 혈세를 투입, 거창한 부동산·환경정책을 펴기 이전에 수도권 교통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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