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취재를 위해 '클럽하우스' 어플에 가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 ⓒ 민경환 기자
▲ 19일 취재를 위해 '클럽하우스' 어플에 가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 ⓒ 민경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유명인과 대화 나누기, '고스펙자 금지 모임', '욕 들어주는 방' 등에서 시원하게 한풀이 하기, 구글, 배민 등 기업 관계자에게 취업 정보 얻기 ...

버킷리스트 목록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을 한 어플을 통해 할 수 있다. 물론 무서운 이야기, 취미 공유 등 일상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후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NS '클럽하우스' 말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클럽하우스로 초대해 화제가 됐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문자, 사진 중심의 SNS와 달리 얼굴 노출 없이 음성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신종 서비스다.

가장 큰 특징은 '폐쇄성'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접근할 수 있는 기존 SNS와 달리 클럽하우스는 기존 사용자의 초대로만 가입이 가능하다.

때문에 중고나라 등에서 초대권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2500원에서 최대 5만원에 거래된다. 현재 아이폰만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런데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이다.

사용자가 생각하는 클럽하우스의 매력은 뭘까. 19일 클럽하우스 이용자인 한국외대 3학년 이다희씨(22·여)와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프로필 그려주는 방'에서 그려준 이다희씨의 프로필 그림. ⓒ 이다희씨
▲ '프로필 그려주는 방'에서 그려준 이다희씨의 프로필 그림. ⓒ 이다희씨

이씨는 클럽하우스가 막 유행하기 시작하던 이달 초 친구의 초대장을 받아 가입했다. 

"학교 특성상 외국어 대화 방에 많이 참여했다. 현직 통번역사가 영어실력 평가해주는 방, 프랑스인과 프리토킹 방 등 도움이 많이 됐다"며 "성대모사 대화 방, 연애 상담 방도 있다. 연예인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 방은 '프로필 그려주는 방'이었다"며 "미술인은 포트폴리오 작성에 쓸 수 있고 신청자는 프로필 그림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영상 없이 오직 음성으로만 진행하는 대화 서비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점을 악용해 다른 사용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용자는 없을까 하는 지적도 있다.

이씨는 "실명제라 분위기가 굉장히 건전하고 친절했다"며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각각 관심사에 따라 모이기 때문에 그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온전히 서로 배우고 삶을 나누는 일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폐쇄적인 시스템은 단점"이라며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모더레이터'라 불리는 방장이 발언권을 줬다 뺏었다 할 수 있다. 일부는 그것을 권력으로 여기더라"고 했다.

클럽하우스는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해 4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대면 모임 제한 등으로 사람들이 인적 교류에 목말라할 때 나타난 셈이다.

이씨는 "클럽하우스의 최대 매력은 코로나 시대에 대면으로도 만나기 힘든 사람들과 개인의 관심사에 맞는 정보를 손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벽을 허문 라디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강연, 국제 토론장, 심심풀이장 등 벌써 여러 수식어를 보유한 클럽하우스가 찰나의 화제를 넘어 비대면 시대 새로운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을까.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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