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차 후부 안전판. ⓒ 한국소비자원
▲ 화물차 후부 안전판. ⓒ 한국소비자원

국내에서 운행 중인 화물차 일부는 충돌사고 시 후방 차량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차량 뒷부분에 설치하는 후부 안전판의 설치 높이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0~12월 보험개발원과 함께 고속도로 화물차 휴게소에 정차한 차량 중 중량 7.5t 이상 화물차 100대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이들 차량 가운데 33대는 후부 안전판의 설치 높이 기준을 위반했다. 기준에 따르면 후부 안전판의 가장 아랫부분과 지상의 간격이 550㎜ 이내여야 하는데 이들 차량의 설치 높이는 570~750㎜ 수준이었다.

충돌 사고 시 차체가 높은 화물차의 뒷면에 있는 적재함이 승용차의 차체를 밀고 들어가 탑승자의 상해 정도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량 3.5t 이상 화물차는 후부 안전판을 기준에 맞게 설치해야 한다.

▲ 후부 안전판 언더라이드 현상. ⓒ 한국소비자원
▲ 후부 안전판 언더라이드 현상. ⓒ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이 기준치를 웃도는 750㎜ 높이에 후부 안전판을 설치한 화물차의 후방에 승용차를 시속 56㎞로 추돌하는 시험을 하자 차체가 낮은 승용차의 일부가 화물차 적재함 아래로 들어가는 언더라이드 현상이 발생했다.

2019년 기준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화물차 관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5%를 차지했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 중 화물차의 후미를 추돌한 사고의 경우 사망 비율이 41.9%에 달했다.

조사 차량 100대 중 29대는 후부 안전판이 훼손되거나 심하게 부식돼 충돌 시 부러짐, 휘어짐 등으로 후방 차량을 보호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27대는 후부 안전판에 붙이는 빛 반사지가 노후화돼 교체가 필요했다.

13대는 바퀴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충하는 용도로 차체 밑에 설치하는 판스프링을 적재함 보조 지지대로 불법 개조했다.

소비자원은 "적재함 보조 지지대로 사용된 판스프링은 대다수가 별도 고정 장치 없이 꽂혀 있어 고속 주행 중 날아가거나 도로에 떨어질 경우 후방 주행 차량을 가격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국토교통부에 화물차의 후방 안전 장비에 대한 관리 감독과 판스프링 불법 개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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