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기 칼럼] 자율주행차, 국가 순서를 바꾼다
[은서기 칼럼] 자율주행차, 국가 순서를 바꾼다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 승인 2021.02.14 12:23
  • 댓글 0
  • +더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 박사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 박사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5년 자율주행차 규모가 420억달러까지 커지고 2035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25%를 자율주행차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차란 이동하는 슈퍼컴퓨터로 인간의 드라이빙 경험을 혁신할 기술을 말한다. 한마디로 운전자와 자동차가 하나로 융합된 이동체(Mobility)다.

자율주행은 모든 도로에서 사고율을 제로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는 자율주행을 5 레벨(Level)로 분류했다.

0 레벨은 비자동화로 자율주행시스템이 없고, 운전자가 차량을 완전히 제어해야 하는 단계다.

1 레벨은 운전자 보조가 필요하며, 방향 속도 제어 등 특정기능이 자동화 된다. 운전자는 차의 속도와 방향을 항상 통제해야 하는 단계다.

2 레벨은 부분 자동화로 고속도로와 같이 정해진 조건에서 차선과 간격 유지가 가능하다. 운전자는 항상 주변상황을 주시하고 적극적으로 주행에 개입해야 하는 단계다.

3 레벨은 조건부 자동화로 정해진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운전자는 적극적으로 주행에 개입할 필요는 없지만 자율주행 한계조건에 도달하면 시간 내에 대응해야 하는 단계다.

4 레벨은 고도 자동화 단계로 정해진 모든 조건의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그 밖의 조건에서는 운전자가 주행에 개입해야 하는 단계다.

5 레벨은 완전 자동화 단계로 모든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하고 운전자 없이 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현재 상용화된 주행기술은 2단계 수준이며, 3단계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차는 2022년부터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의 원리는 주변도로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려 운행한다. 따라서 자율주행은 자동차 산업의 혁신뿐만 아니라 업의 개념, 삶의 공간에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먼저 자동차 산업의 혁신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2030년 전후로 내연기관차 생산중단을 선언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간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내연기관이 자동차 시장을 지배해 왔다면 2025년 이후에는 전기차 전성시대가 된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의 생산개념도 완전 바뀌게 된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부품이 3만개가 필요하지만 전기차의 경우는 1만개 정도가 필요하다.

운전대는 휴대폰이나 음성이나 터치스크린으로, 엔진은 모터로, 휘발유는 전기로 대체되고, 브레이크나 변속기가 없이 움직인다.

이렇게 되면 부품을 만드는 업체 3분의 2가 불필요하게 되어 자동차 생태계에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2030년이면 자동차 생산직의 60%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 자동차와 자동차 사이를 연결해 이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운전자를 대신하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중요하게 된다.

차 생태계가 도요타, 벤츠, 포드, 현대 등 기존의 자동차 제조기업(하드웨어 담당)과 구글, 바이두, 테슬라, 애플 등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IT기업(소프트웨어 담당) 그리고 아마존, IBM, MS 등 DT기업(클라우드 데이터 담당)과 주도권을 놓고 경쟁할 것이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이런 주도권에서 밀리면 단순히 자동차 생산을 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PC가 하드웨어 생산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로 분리됐듯이 말이다.

자율주행차는 데이터를 먹고 달리는 이동체로 데이터가 곧 기름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 센서를 통해 끊임없이 주변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하루 생성 데이터량 4000GB 데이터로 달리고, 달리면서 운전자 경험을 축적하는 거대한 데이터 뱅크가 된다. 즉,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주도한다는 얘기다.

또 하나는 업(業·일자리)의 개념 변화다. 우선 소프트웨어가 운전자를 대신함에 따라 운전을 해서 돈을 벌어먹고 사는 트럭, 특장차, 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운전직업이 사라진다.

특히 24시간 쉬지 않고 운전하는 시대가 열려 물류와 유통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정해진 루틴을 찾아가는 장거리 화물차나 고속버스는 이상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본격 도입으로 사고자체가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즉 자동차 사고와 관련된 보험업계, 의료업계, 정비업체, 승용차 공유업계 뿐만 아니라 숙박업소, 학교, 오피스 등과 관련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삶의 공간의 변화다. 스마트폰이 사람과 사람의 연결로 새로운 시간을 창출했다면 자율주행차는 공간과 공간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게 한다.

차량의 이동시간 동안 생활공간, 업무 공간, 학습 공간, 엔터테인먼트 공간 등으로 활용될 수 있어 차량공간의 개념이 바뀌면서 삶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직장인들은 자동차를 회의실이나 업무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출근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다.

여행자들의 경우 자동차에 침상을 마련하고 야간에 취침하면서 이동할 수 있고, 호텔 등 숙박공간에 묵지 않아도 된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이동하면서 학습이 가능한 학습공간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오피스나 학교가 몰려있는 복잡한 대도시에 살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부동산 문제, 교통문제, 인구의 대도시 집중화 문제, 수도권과 지방간의 격차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지방이나 대도시권의 외곽으로 인구가 이동하는 역도시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상상 이상으로 삶의 공간이 확장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그냥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관련 기업들의 치밀한 기업전략부터 선제적인 정부정책이 만들어지고, 과감한 노동의 혁신까지 전반적으로 바꿔야 가능하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이 만들어 질 것이다. 기존을 지키려는 세력과 혁신을 하려는 세력 간의 싸움도 벌어질 것이다. 이런 예측 가능한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자율주행차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는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인간의 삶에 들어옴으로써 수많은 비즈니스와 삶의 변화를 만들어 냈듯이 자율주행차 또한 인간의 비즈니스와 삶을 또 한 차례 변화시킬 것 이다.

스마트폰의 출현은 폰의 왕국 노키아가 사라지게 하고 애플이 우뚝 섰듯이 수많은 기업들의 순서를 바꿔 놨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기업차원을 넘어 국가의 순서를 바꿔 놓게 될 것이다.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