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국가·도시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서울 도심 아파트 값 상승률이 세계 주요 도시의 도심 중 가장 가파르고, 가격도 넷째로 비싸다는 통계가 나왔다.

홍콩 29.3%, 싱가포르 10.6%, 베이징 23.3%, 뉴욕 14.5%, 파리 16.5% 상승했다. 44% 오른 서울이 글로벌 도시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그리고 일부 지방까지 부동산 가격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부동산을 둘러싼 문제가 어느 때 보다 심각하다. 부동산 관련한 조급함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첫째, 집으로 부를 축적하겠다는 욕망의 분출이다. 자본주의에서 인간은 돈이라는 욕망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누구나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집이란 무엇인가. 집은 이미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으로 변했다. 집이 돈을 벌기 위한 투자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집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가장 선호하는 수단이 됐다.

특히 아파트는 가장 핫(hot)한 투자상품이다. 자본주의 욕망과 결합돼 교육·교통·환경·일자리 등 양질의 인프라를 갖춘 지역은 최고의 투자상품이 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서울로, 서울 중에서도 강남으로 들어오려고 호시탐탐 때를 보고 있다. 이런 지역은 하루아침에 억단위 아니 10억 단위로 가격이 오른다. 아무런 노력없어도 돈이라는 욕망을 채워준다.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 오를 거란 믿음을 준다.

둘째, 부동산 정책의 실패다. 부동산도 수요와 공급에 기반한 시장경제 원리를 따라야 하는데, 집값을 때려잡겠다고 공급을 늘리기보다는 각종 규제와 세금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3년여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 따른 취득·종부·양도세 등 세금폭탄과 대출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은 길을 잃고 있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공급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 보급률이 103%로 충분하다고 하지만 문제는 살만한 주택이 태부족하다는데 있다.

실수요자에게는 집을 살 수 없는 절망, 보유자에게는 세금폭탄, 세입자에게는 전·월세 폭등만 가져다 줬다. 부동산 시장은 혼란 속에서 '영끌' 매수 확산과 주택보유자가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절벽 속에 붕괴되고 있다.

셋째,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3040 젊은 층들의 박탈감과 조급함이다. 이들은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아파트 구입을 미뤘다가 집값과 전·월세 값이 폭등하자 이도 저도 할 수 없어 박탈감에 빠져 있다.

집 없는 사람들은 무리해서라도 집을 샀어야 했는데 투자기회를 놓친 억울함, 집값이 너무 올라서 평생 일해도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함, 최근 집 없는 젊은 층들이 '영끌' 해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조급함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해결책은 없나. 먼저 집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을 인정하자. 모든 사람들은 내 집을 갖고 싶고, 더 좋은 집에 살고 싶은 기본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집은 거주수단을 넘어 투자의 수단이 된지 오래됐다. 이런 욕망은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가치나 규제로 통제할 수 없는 오랜 기간 동안 쌓여 이제 문화가 됐다.

정부가 할 일은 이런 사람들의 욕망을 척결하겠다고 싸울게 아니라 공급확대를 통해 욕망을 분산시키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욕망을 누를수록 집값은 폭등하고 부동산 시장은 왜곡될 뿐이다. 제2, 제3의 강남과 같은 더 좋은 집, 더 살기 좋은 곳을 확대해가야 한다.

누구나 집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고자 한다. 이런 욕망을 합리적으로 인정하는 선에서 정책을 펴야 한다.

다음으로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반 시장적인 규제와 조세정책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반시장적 논리에서 시장경제 논리로 전환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대출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해 시중에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보다는 가치가 높은 민간주택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무주택자들이 조급증을 버릴 필요가 있다. 작금의 집값 폭등은 정상이 아니다. 집값 피크 시점에서 무리하게 집을 살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중장기적으로 보면 비정상으로 오른 집값은 정상을 찾을 것으로 본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과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의 확대는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거주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이것은 대도시 밀집된 지역에 거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의 도래로 집값은 점차적으로 안정화 될 것이다.

또한 정부나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주택공급의 확대로 그리고 인구감소에 따라 주택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 집값은 안정화 될 것이다. 한창 일을 해야 하는 3040 젊은 무주택자들은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집값이 뜀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클 수박에 없다. 이런 박탈감을 정부나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미래가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집은 꿈이다. 내 집 마련은 보통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큰 꿈 중에 하나다. 또한 집은 부를 축적하는 중요한 수단중의 하나다. 그래서 집을 더 사들여 부를 축적하려는 1 주택자, 다주택자는 물론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에도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간절하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부동산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피해는 모두 국민들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신중하고 신중하게 그리고 예측가능성 있게 펴야 하는 이유는 집이 모든 사람들에게 꿈이기 때문이다.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 세이프타임즈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