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열우 소방청장이 119챌린지에 참여했다. ⓒ 세이프타임즈 DB
▲ 신열우 소방청장이 119챌린지에 참여했다. ⓒ 세이프타임즈 DB

존경하는 세이프타임즈 독자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소방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소방청장 신열우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는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충격 속에서 매일매일 긴장되고 힘겨운 날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매년 한 해를 보내면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다사다난일 것입니다.

어느 해라고 꼭 집을 필요 없이 일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인간사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는 과거 어느 해와도 비교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재난관리에 대한 기본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할 정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위기관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현대사회의 재난을 전통사회와 구분하여 정의한 지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과거의 전통적인 재난은 조심하고 주의하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많았고, 재난의 여파도 지역이나 시간적으로 한정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학자들의 주장처럼 현대사회의 신종재난은 국경과 시간을 모두 초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나 코로나19가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발생장소는 먼 외국 땅이었지만 전 세계가 피해를 보고 있고 그것이 당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세까지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중에도 지난 한 해는 우리 소방이 거둔 역사적인 성과도 많았습니다.

소방공무원 신분을 국가직으로 일원화했고 직장협의회를 새롭게 만들어 건설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제, 국립소방병원과 소방박물관의 건립 등이 첫 삽을 뜨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대응현장에서 보여 준 119구급대의 활동은 전 세계가 놀란 K-방역의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소방청을 중심으로 전국 시·도 소방이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이제는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나라 땅 전체가 나의 관할구역이라는 개념이 확고해졌습니다.

이 모습을 전 세계 소방이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고 관할 구분없이 언제든 전국의 소방력을 즉각적으로 총동원할 수 있는 시스템은 그 어느 나라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며 우리가 만들어낸 미래 소방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인 것입니다.

특히, 우리 대한민국 소방의 서비스는 국적과 국경, 그리고 인종도 구분하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큰 사고를 당한 우리 국민이 있다면 언제든 달려갑니다. 지구촌 언제 어디서든지 재외국민은 119응급의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이런 서비스는 모두 동일합니다.

불과 반 세기 전 소방차가 부족해 중고 군용트럭에 펌프를 달아 쓰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대한민국 소방은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 소방시스템은 세계 표준이 될 수 있고 발전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렇다고 우리 앞에 꽃길만 펼쳐진 것은 절대 아닙니다. 조직이 커지고 업무가 확대되는 만큼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재난관리라는 업무 특성상 우리에게도 위기발생은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늘 스스로를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소방의 목적과 목표에 따른 조직의 정체성도 강화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소방가족 여러분, 올해는 소띠 해인 신축년(辛丑年)입니다.

소띠의 특성이 근면 성실하고 진실하며 한 번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으면 인내심을 갖고 우직하게 책임감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올해 코로나19 백신접종이 확대되고 면역력이 생기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습니다.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우리가 어려움을 겪은 만큼 분명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지난해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며, 올 한 해도 여러분들의 힘과 지혜 그리고 열정을 모아 함께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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