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변의 판례 돋보기] 코로나19 '자가격리위반' 범죄다
[오변의 판례 돋보기] 코로나19 '자가격리위반' 범죄다
  • 오지은 전문위원·변호사
  • 승인 2020.12.05 13:45
  • 댓글 0
  • +더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오진은 전문위원·변호사
▲ 오진은 전문위원·변호사

질병은 개인의 신체상태 등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코로나19 감염은 더욱 특이하다. 한쪽에선 죽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무증상자도 확인된다.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바이러스 자체보다 격리조치를 위반한 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더욱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마주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판결(2020고단1946)을 보면 코로나19 의심 대상자가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하면 같은 종류의 범죄전력이 없는데도 징역형의 실형이 선고됐다.

병원에 입원중이던 A씨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을 받은 환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됐다. 퇴원하면서 거주지를 격리장소로 한정하는 '자가격리치료 대상자'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A씨는 격리장소인 거주지를 이탈했다. 다른 지역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거나 큰 하천 일대를 배회했다. 인근 지역 편의점은 물론 공용화장실과 사우나 등을 방문하는 등 자가격리조치를 위반했다.

이같은 사실이 발각돼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은 뒤 임시생활시설에 재격리 조치됐지만 또다시 무단이탈해 근처의 산으로 도주했다.

법원은 A씨가 같은 종류의 범죄 전력이 없지만 죄질이 아주 좋지 않다고 봤다. 범행기간이 길었고 위험성이 높은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는 등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재격리된 후에도 무단이탈한 이유에 대해 단순히 답답하다거나 술에 취해 착각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과거 어느 만화는 2020년에 우주선을 타고 다닐거라 했던가. 우주선은커녕 마스크를 벗지도 못하고 지내면서 불과 1년전 발생했을 뿐인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향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장밋빛은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들은 소풍이나 운동회는 먹는거냐고 묻고, 역학조사관처럼 입고 하루종일 대입시험을 치른 소녀는 신문 1면에 나기도 했다.

코로나19 세대의 탄생이 되는 것인가. 방역당국의 발표나 뉴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들은 이제 자영업자, 학부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검사를 받고 격리되고 있다. 그 자체보다 영업제한 등 사회경제적인 부분에 가해지는 타격이 훨씬 더 크다.

우리 모두 살려면, 죽은 듯이 지내야 한다.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래도 버티고 살아남아야 한다. 그때까지는 우리의 고생과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자가격리조치 위반은 단 한번이라 할지라도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

■ 오지은 전문위원(법률사무소 선의 대표변호사) △서울대 간호대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서울대병원 외과계중환자실(SICU)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사관·심사관 △대통령비서실 정보공개심의위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전문위원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 이상반응 피해보상 전문위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환자안전 전문위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전문위원 △대한의료법학회·한국의료법학회 회원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학술단 편집이사 ⓒ 세이프타임즈

☞ 오변의 TMI 유튜브 "의료사건은 정말 민감한가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