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최대 개체수 확인
해양환경교육센터 75종 8만2천마리조사·발표
이기섭 박사 "한 장소 대규모 포착 이례적인 일"
이계숙 대표 "서식지 체계적인 조사·연구 필요"

▲ 아성조(청년) 혹고니. 부리의 붉은색이 옅고, 돌출된 혹도 작다. ⓒ 이종렬 논설위원
▲ 아성조(청년) 혹고니. 부리의 붉은색이 옅고, 돌출된 혹도 작다. ⓒ 이종렬 논설위원

한국을 찾아오는 고니류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혹고니가 23여년만에 최대 개체가 안산시 대송습지에 자리를 잡았다.

해양환경교육센터는 지난 11일 시화호 대송습지를 대상으로 동시 조류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75종 8만2949마리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가장 많은 개체는 물닭으로 39.2%에 달했다. 이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큰기러기 23.1%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기존 조사구역 외에도 탄도수로와 농지조성구역을 포함한 대송습지 전체를 3구역으로 나눠 동시에 모니터링이 진행됐다.

▲ 고니는 고니류중에서 몸집이 가장 작고 노란색의 부리에 검은 태가 부리의 중간까지 덮여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 고니는 고니류중에서 몸집이 가장 작고 노란색의 부리에 검은 태가 부리의 중간까지 덮여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조사결과는 유역 생태계 서비스와 자원량을 파악하고 향후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14년 이후 해양수산부가 '시화호 해양환경 개선사업' 일환으로 꾸준히 조류를 대상으로 한 시민모니터링이 진행됐지만 전체 개체를 조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민과학자들에 의해 진행된 모니터링은 정기적인 조사 외에도 수시로 시민이 직접 참여, 우리 동네 야생생물을 보전하는 활동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혹고니, 매, 수리부엉이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1종도 포착됐다.

▲ 1년생 새끼 혹고니들. 어린 혹고니는 몸에 회색의 얼룩무늬 깃털을 가지고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 1년생 새끼 혹고니들. 어린 혹고니는 몸에 회색의 얼룩무늬 깃털을 가지고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특히 천연기념물 201호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혹고니가 39마리나 발견됐다. 1997년 이후 한국을 찾아온 최대 개체수다.

혹고니는 다른 고니와 달리 눈과 이어진 기부가 검고 이마 아래 돌출된 검은 피부가 번식기때 부풀어 올라 커다란 혹을 달고 있는 듯 보여 '혹고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부리는 안경를 쓴 듯 검은태를 두르고 있다. 부리 중앙은 붉은색을 띄어 다른 고니류와 확연히 구분된다.

혹고니는 동해안을 따라 형성된 석호(潟湖)에서 주로 월동했지만 2000년부터 석호 환경과 생태가 바뀌면서 도래하는 개체가 급격히 감소했다.

한국을 찾아오는 전체 개체는 10여마리 내외였다. 하지만 최근 4~5년 동안 대송습지는 개체가 서서히 증가해 지난해 22마리를 넘어 올해 39마리가 됐다.

▲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고니류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혹고니 한 쌍이 경기도 안산시 대송습지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고니류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혹고니 한 쌍이 경기도 안산시 대송습지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 이기섭 박사는 "대송습지에서 39마리의 혹고니가 발견된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라며 "서해안에서 대규모 개체가 한 장소에서 발견된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박사는 "대송습지는 동해안의 석호처럼 시화호의 깨끗한 바닷물이 저류지의 담수에 염도를 만들어 주면서 혹고니의 먹이인 차축조식물과의 수초가 왕성하게 자라나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써 올해 시화호는 지난달 12일 도착한 큰고니에 이어 고니와 혹고니 등 고니류 3종이 모두 도래했다. 이는 습지에 물새들이 안정적으로 쉬고 먹을 수 있는 먹이가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계숙 해양환경교육센터 대표는 "겨울철새의 중요한 기착지이자 월동지인 시화호습지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습지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시화호 개발과정에서 계획된 대체 서식처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년 봄 전문가, 행정, 관련기관, 시민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오후가 되자 혹고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몸단장을 하고 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 오후가 되자 혹고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몸단장을 하고 있다. ⓒ 이종렬 논설위원
▲ 다정한 혹고니 한쌍. 덩치가 큰 왼쪽이 숫컷이다.  ⓒ 이종렬 논설위원
▲ 다정한 혹고니 한쌍. 덩치가 큰 왼쪽이 숫컷이다. ⓒ 이종렬 논설위원
▲혹고니는 눈과 이어지 기부가 검고 이마 아래 돌출된 검은 피부가 번식기때 부풀어 올라 커다락 혹을 달고 있는것 처럼 보여 혹고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이종렬 논설위원
▲혹고니는 눈과 이어지 기부가 검고 이마 아래 돌출된 검은 피부가 번식기때 부풀어 올라 커다락 혹을 달고 있는것 처럼 보여 혹고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이종렬 논설위원
▲ 안산 대송습지에 나타난 혹고니. 이번조사에서 39마리의 개체수가 확인됐다.  ⓒ 이종렬 논설위원
▲ 안산 대송습지에 나타난 혹고니. 이번조사에서 39마리의 개체수가 확인됐다. ⓒ 이종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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