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새로운 코드 … 소재 겹치기는 우려

▲ 나는 살아있다 ⓒ tvN
▲ 나는 살아있다 ⓒ tvN

대자연에 직접 집을 짓고 마을 공동체를 꾸리는가 하면(KBS 2TV '땅만빌리지') 특전사 출신 교관과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tvN '나는 살아있다') 요트 위에서 24시간을 지낸다(tvN '바닷길 선발대'·MBC에브리원 '요트원정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최근 예능가는 온통 살아남기, 즉 '생존'을 코드로 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방송을 중단하기는 했지만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의 히트를 계기로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그리는 예능이 급증했다.

'나는 살아있다'는 군대 체험 예능과 생존 예능의 경계를 오가며 첫 방송부터 주목받는 데 성공했다.

50대 배우 김성령부터 복싱 선수 출신인 배우 이시영, 남다른 운동 신경을 가진 개그우먼 김민경, 펜싱 선수 김지연, 방송인 오정연, 아이돌 스타인 (여자)아이들 우기까지 여자 스타 6명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담배꽁초, 껌 은박지의 양쪽 끝부분과 건전지 등을 활용해 불을 붙이는 법 등 생존 팁이 공개돼 '정보 제공' 기능도 했다.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의 '서바이블'은 개그맨 황제성 등이 생존 전문가로 불리는 베어 그릴스와 에드 스태포드가 출연했던 야생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며 그들의 식단, 불을 피우는 법 등을 배우는 내용이다.

오는 20일 선보일 KBS 1TV '재난탈출 생존왕'은 아예 제목부터 목적이 뚜렷하다. 배우 정시아와 특전사 출신 최영재가 다양한 재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원인과 위험성을 알아보고 실험, 사고 체험, 상황 재연 등을 통해 안전 정보를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 땅만빌리지ⓒ 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 땅만빌리지ⓒ KBS,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여기까지가 본격 '생존 예능'이었다면, 여행 예능과 접목한 콘텐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땅만빌리지'는 강원도 양양에서 김병만과 김구라, 이기우, 유인영, 윤두준, 오마이걸, 래퍼 그리가 꿈에 그리던 세컨하우스를 짓고 공동체를 이뤄 생활하는 내용을 담았다. 태풍 속에서 물에 잠긴 목재를 들어내는 등 악조건 속에서도 마을을 이루고야 마는 출연진의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족장' 김병만을 상징하는 SBS TV '정글의 법칙'도 코로나19 속 국내 편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김병만도 "항상 보던 바다와 산이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생존이) 어려웠다"고 했을 만큼 국내 오지들도 만만치 않은 난도를 자랑해 볼거리로서 손색이 없다.

'바닷길 선발대'와 '요트원정대'는 선상에서 24시간을 보내며 생존하고 여행도 하는 콘셉트로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출연진과 스태프가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은 가운데 요트에서 최소한의 장비와 인원으로 촬영할 수 있으니 효율적이기도 하다.

이밖에 절친한 연예인들끼리 오지로 여행을 떠나 자급자족하며 우정도 견고히 하는 MBC TV '안 싸우면 다행이야' 등도 비슷한 포맷에 속한다.

▲ 바닷길 선발대 ⓒ tvN
▲ 바닷길 선발대 ⓒ tvN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4일 "코로나19 때문에 예능들도 비대면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인도나 요트 등 프라이빗한 공간에 몇몇만 모여 찍는 포맷이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재난 상황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시청자들도 공유하기 때문에 그런 걸 예능 소재로 끌고 와서 생존법을 알려주는 게 흥행 코드가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생존 예능이 범람하지만 아주 독창적인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 평론가는 "(생존 예능을) 자유롭게 선택했다기보다 대안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며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소재가 겹치고, 여러 군데서 비슷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은 좀 우려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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