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하루 사망 4천명, 병원 수용능력 한계
필수사업장·교육시설빼고 문닫는 방안 논의

 

▲ 영국이 코로나19 통제불능 우려에 따라 전국단위 봉쇄령 검토하고 있다.
▲ 영국이 코로나19 통제불능 우려에 따라 전국단위 봉쇄령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는 영국이 빠르면 다음주부터 잉글랜드 전역에서 봉쇄조치를 재도입한다.

31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코로나19의 급속한 재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전국단위 봉쇄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환자 급증 때문에 전국의 병원들이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해 이 같은 방역규제를 다음 주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더타임스는 봉쇄조치가 11월 4일부터 11월 31일까지 적용될 수 있다며 전국에 있는 필수 사업장과 교육 시설들을 제외한 모든 곳의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BBC 방송은 크리스마스 전 완화를 목표로 한달간의 봉쇄조치를 재도입하는 방안이 이르면 다음 주 월요일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잉글랜드는 전면적 봉쇄령이 경제를 악화시킬 것을 우려해 지역별 감염률에 따라 제한조치를 달리 하는 코로나19 대응 3단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는 각자 자체적으로 방역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날 보고된 일일 신규 확진자가 무려 2만4천405명에 이르는 등 지난주부터 2만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환자 한 명이 직접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뜻하는 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는 1.1∼1.3에 달한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현재 영국의 누적 확진자를 98만9천745명, 누적 사망자를 4만6천299명으로 집계했다.

영국 정부가 그동안 피해왔던 봉쇄조치 재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코로나19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과학계 경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정부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관련 과학적 모델링 결과를 제시하는 SPI-M(Scientific Pandemic Influenza Group on Modelling)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별다른 조치가 내려지지 않으면 사망자가 하루 4천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5월 코로나19 확산 첫 정점 당시 영국의 일일 사망자 규모는 1천명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아울러 모든 시나리오 하에서 병원 입원한자는 12월 중순 정점에 도달하고 사망자는 12월 말까지 계속 증가한 뒤에 1월 초순부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SPI-M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존슨 총리에게 최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지난 28일 국민보건서비스(NHS) 잉글랜드의 분석에 따르면 나이팅게일 야전병원을 감안하고 긴급하지 않은 수술 등을 취소하더라도 크리스마스에 이르면 NHS가 더 이상 환자를 수용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은 지난 14일 회의록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상 겨울철 잉글랜드의 코로나19 사망자가 8만5천명에 달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Sage는 10월 중순 현재 잉글랜드 지역에서 매일 4만3천∼7만4천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과학계에서는 정부의 봉쇄조치 재도입 검토를 환영했다.

Sage의 일원인 가브리엘 스칼리 교수는 BBC에 출연해 전국 봉쇄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재생산지수가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지역별 대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든버러 대학의 데비 스리다르 교수는 "잉글랜드 전역을 대상으로 한 봉쇄조치 도입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이를 늦출수록 봉쇄조치는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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