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 악화에 신재생에너지 출자 규모 6296억원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자회사가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수립한 출자 계획 규모가 62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의원(국민의힘·경북구미갑)이 한전과 발전 자회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계획한 6296억원 가운데 3682억원을 출자했다.
국내 신재생 사업에 2750억원 계획으로 세웠고 이 가운데 2041억원을 출자했다. 3546억원을 계획한 해외 신재생 사업은 1641억원을 출자했다.
한전 등은 신재생에너지 투자 사업별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했다.
기업별 출자 계획을 보면 한전 1608억원, 한국수력원자력 412억원, 남동발전 1307억원, 남부발전 76억원, 동서발전 660억원, 서부발전 685억원, 중부발전 1548억원 등이다.
총액을 기준으로 한전의 출자액이 가장 많고 국내는 남동발전, 해외는 중부발전이 가장 많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2017년 12월 개정된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에 따르면 발전 자회사 평가지표에 신재생에너지 개발 실적을 추가해 가중치 3점을 부여하도록 했다.
산출 실적에 국내 신재생 SPC사업 실적이 포함돼 사업을 많이 할수록 높은 실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지만 한전 등은 정부 코드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9년 경영평가 C등급을 받은 중부발전의 올해 7월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경영평가 대응 계획에 '한국판 뉴딜 등 정치사회적인 핵심 이슈·경영 환경 변화와 연계한 선제적인 지표 관리 추진'이 명시돼 있다.
무분별한 해외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해외 사업은 면밀한 경제성 조사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정부 코드 맞추기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여러 해외 사업들의 출자계획서 목적으로 '정부정책 부응'이 명시돼 있다. 에너지공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추진하면서 낙관적 전망만 제시한 것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의 콜로라도 사업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한전은 2016년 미국 콜로라도 태양광 사업에 194억원을 출자하면서 26년의 사업기간동안 1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했다. 그러나 발전실적 악화로 인해 올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출자 사업의 재무 현황을 보면 사업 초기인 것을 감안해도 대체로 부진했다.
2019년 결산 자료를 보면 △제주한림해상풍력 24억5800만원 적자 △괌 망갈라오 태양광 12억4000만원 적자 △멕시코 태양광 5억6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 태양광만 적자를 면했다. 4개 사업 모두 영업이익은 전무했다.
구자근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들이 수백억원 규모의 신재생사업에 투자하면서 정부 코드맞추기에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공기업들의 특수목적법인 사업에 대한 산업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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