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환자 7666명 대규모 연구조사

▲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교수(왼쪽)와 이현정 교수. ⓒ 서울대병원
▲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교수(왼쪽)와 이현정 교수. ⓒ 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비후성심근증 진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팀(이현정 교수·권순일 전임의)은 2009~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비후성심근증 환자 7666명을 평균 5.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운동을 열심히 할수록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기존 알려진 통념과는 다른 연구 결과다.

비후(肥厚)성심근증이란 특별한 원인없이 좌심실벽이 두꺼워지는 증상이다. 부정맥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심장 돌연사로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비후성심근증은 운동선수의 가장 흔한 심장 급사 원인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부정맥과 급사를 방지하기 위해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운동을 지양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운동선수와 달리 일반인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심장 급사 발생이 적다는 몇몇 연구가 발표되면서 일반인들도 운동을 제한해야 하는지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설문을 통해 운동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운동 강도에 따라 환자들을 1,2,3그룹으로 나눠 그룹간 사망률을 비교했다.

▲ 운동강도에 따른 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비교.  ⓒ 서울대병원
▲ 운동강도에 따른 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비교. ⓒ 서울대병원

그 결과 고강도 수준의 운동을 하는 3그룹은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는 2그룹에 비해 총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이 각각 22%, 25% 낮았다. 일반인 비후성심근증 환자도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사망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김형관 교수는 "비후성심근증 환자도 건강한 일반인처럼 운동을 해야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적정수준의 일상적인 운동을 권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운동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불필요한 공포를 줄이고, 기존 비후성심근증 진료 지침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스포츠의학분야 가장 권위있는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IF=12.022) 최근호에 게재됐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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