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배달통 잡고 2위 요기요 추격
위에프오, 서울·경기등 공공배달앱 가세
시장판도 변화에 배민 독점논란도 '반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까지 나서 포장과 배달을 권장하면서 배달앱 이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 후발주자로 불리던 쿠팡이츠, 위메프오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며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6월 '배달통'보다 월간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전년 대비 4배나 많은 74만여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끌어 모으며 '요기요'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모기업인 쿠팡이 이베이(옥션·지마켓)와 경쟁하며 조단위 적자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했던 것처럼 2등 요기요는 물론 1등 배민을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이츠는 업주에게 수수료를 깎아주는 프로모션, 라이더에게는 배달비에 웃돈을 얹어 주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오는 이달부터 수수료 0% 정책을 도입해 입점 업체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업주는 위메프오에 서버비 명목으로 주당 8000원만 내면 돼 입점 부담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메프오는 지난달 사용자가 전년 대비 7배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서울시 공공 배달앱 서비스 '제로배달유니온'에 선정된 띵동은 수수료율 2%를 내세워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민과 요기요로 압축됐던 배달앱 시장은 올해 쿠팡이츠, 위메프오의 인기와 서울시, 경기도의 공공앱까지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새"라며 "배민이나 요기요 내부에서 비상경영 이야기가 나올만큼 현재 상황에 긴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유통과 금융투자업계는 이 처럼 급변하는 시장 상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단계에 있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민 인수합병이 조건부 승인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배민 인수합병과 관련해 불거졌던 시장 독점 논란이 최근의 시장 상황이 반년만에 급반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심사의 화두로 떠오른 관련 시장 획정과 관련해서도 배달앱 이외에 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배달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도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만든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가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를 보면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서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검색 후 전화가 가장 많은 27.4%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가게 번호 저장(18.3%) △전단지(11.7%) △지역정보책자(5.9%)를 보고 주문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출입기자단 정책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한 내용도 '조건부승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위원장은 "배민-DH 기업결합심사를 연내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심사 기준 중 하나로 수수료 인상과 경쟁자의 신규 진입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상 금지를 전제 하에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2009년 오픈마켓 1·2위 옥션, 지마켓 합병 심사에서도 공정위는 수수료 인상 제한을 전제로 양사 합병을 승인했다. 불과 10년 만에 쿠팡이 이베이(옥션, 지마켓)의 거래액을 뛰어넘는 등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뀌면서 공정위 내부에서도 당시 심사를 잘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가장 핵심이 시장의 경쟁성인데 한국 배달시장 만큼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배민 M&A는 독점 논란, 시장획정 문제가 연초와 분위기가 반전돼 수수료만 올리지 않으면 조건부 승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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