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사람은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에 익숙한 존재다. 때로는 혼자 있고 싶을때도 있고, 타인과의 접촉을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타인과 함께 하는 것에 익숙하다. 

인간이라는 단어도 사람끼리 어울려 지내는 것에서 유래된 단어임을 고려하면 사람은 혼자서 지내도록 진화된 존재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사람간의 모임과 대화가 단절되고 있다.

전화나 문자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지만, 직접 만나 얘기하고, 접촉하고,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는 행동은 지금 시기에는 위험한 행동이자 상대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로 인식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당연하고도 일상적인 행동들이 이제는 해서는 안 될 행위로 구분되고 있는 것이다.

▲ 임홍철 세이프타임즈 전문위원
▲ 임홍철 세이프타임즈 전문위원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정보보안 강의 환경으로 파고들어 보안교육의 수행방식이 빠르게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되고 있다.

사람간 접촉이 제한되고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들이 금지되자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되던 각종 오프라인 보안교육 행사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보안강사들의 경우 적게는 30여명에서 많게는 200여명 정도의 인원들을 대상으로 정보보호와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보안강사의 수는 전국적으로는 수백 명 규모로 추정된다. 기업·기관 직원들의 보안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스스로의 시간을 투자해 직접 보안교재를 만들고 이를 전파하는 활동을 해왔다.

많은 기업이나 기관들이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가 아닌 손이 많이 가는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해 온 이유는 명백하다.

전문강사를 통해 강사와 수강자간 직접 대화와 눈맞춤을 통해 진행하는 사람 냄새나는 교육방식이 컴퓨터를 매개체로 진행되는 온라인 방식보다 내용 전달에 유리할 뿐 아니라 기업이 강의를 통해 얻어내고자 하는 보안인식 개선이라는 목적 달성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IT기술이 발달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각종 신기술에 익숙해진 현대에도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발족과 함께 앞으로 2년간 개인정보보호 강의를 진행할 새로운 전문강사 150분이 선출돼 공고됐다. 전문강사분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사그러들지 않고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분들이 언제쯤 다시 수강자들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며 활발하고 즐거운 그리고 살아있는 보안강의를 진행해 나갈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

내년 상반기가 될지 내년 하반기가 될지 아니면 내후년일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는 정말 정보보안교육의 방식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대체돼야 함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보안강사의 얘기를 들으며 웃고 놀라고 화내기도 하며 공감했고, 갑작스러운 질문에 난감해하며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런 보안강의를 그리워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아 두렵다. 부디 상황이 하루빨리 진정돼 전문강사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게 되기를, 다시 사람냄새 나는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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