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두명의 딸이 있다. 친구들이 모두 있다는 '협박'에 초등학교 상급학년일 때 스마트폰을 사준 후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다. 갖가지 상황으로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필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셀카(셀프 카메라 찍기)'다.

사진 좀 찍는 것이 뭐 대수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을 찍어 밴드, 카카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데 집착한다면 정신병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을 SNS에 올려 소통하고자 하는 행위. 그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 과도한 집착에 따른 '정신병'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정신병적 현상을 '셀피티스'라고 부른다.

여기에도 등급이 존재한다. 셀카를 하루에 세 번 이상 찍지만 SNS에는 올리지 않는 경우 가장 경미한 단계인 '경계성 셀피티스'. 하루에 세 번 이상 찍어 SNS에 올린다면 '급성 셀피티스'로 볼 수 있다. 하루 여섯 번 이상 끊임없이 셀카를 찍고 SNS에 올리는 등 셀카 촬영을 자제할 수 없는 단계를 '만성 셀피티스'라고 한다.

여러분은 이 중 어느 등급에 해당할지 진단해보라. 급성이나 만성에 해당한다면 본인의 상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임홍철 정보안전부장

친구, 직장동료, 가족 등 다양한 모임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찍기는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외식할 때, 직장 회식자리에서, 생일파티 자리에서도 음식이 준비되면 음식을 배경으로 사진부터 찍고 음식을 먹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 사진은 바로 SNS에 올라가 타인에 공개된다.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자랑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오늘도 두 딸과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실랑이를 하게 될 것이다. 두 딸의 셀카놀이 여부를 감시할 것이며, 잔소리를 하게 될지 모른다. 이 지루한 일상을 멈출 생각은 없다. 혹시라도 두 딸이 조금씩 중독돼 어느 순간 급성이나 '만성 셀피티스'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필자의 노력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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