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호 '컬렉터, 역사를 수집하다'

표면상으로는 문서 한 장, 사진 한 장, 수첩 하나지만, 역사 교사이자 컬렉터인 박건호는 그 속에서 이야기와 역사를 찾아낸다.

박건호의 신간 <컬렉터, 역사를 수집하다>에는 하나의 영수증, 엽서, 사인지, 사진, 사직서, 증명서, 전시 수첩, 일기장, 정부 훈령 등에 담긴 우리네 역사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독립협회 보조금 영수증에서 독립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여러 가지로 바뀌었음을 이야기하고, 한 청년이 고향에 보낸 엽서에서 일제 강점기 최고 직업인 자동차 운전사가 되기 위한 애환이 그려진다.

신탁통치에 반대하며 쓴 사직서에서 해방후의 혼란했던 정국을 볼 수 있고, 한 소대장의 전시 수첩에서 한국전쟁의 치열했던 고지전을 볼 수 있다.

경기중학교 3학년 학생의 일기장을 통해 이승만의 정권의 장기집권을 이야기하고, 70년대 사진 한 장으로 박정희의 종신집권 시나리오를 읽는다.

이 책에서 우리는 평범한 우리네 삶의 소소한 물건을 통해 그 속에 어떤 이야기와 역사가 담겨 있는지 추리하며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 너머의 세계와 만나고, 역사 속 '이름 없는 그들'과 대화하는 즐거움이 역사 컬렉션 안에 있음을 느낀다.

저자는 "나의 수집은 단순히 옛날 물건을 찾아 모으는 행위가 아니라, 역사의 흔적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역사의 단편들을 만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며 "이 책을 통해 수집의 세계에 관심을 갖는 독자가 생긴다면 수집 전도사로서의 내 역할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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