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이슈분석 <1> 세이프타임즈 창간에 즈음하여

세계일류만을 고집하던 대한민국은 의외로 허술했다. 설마 이정도 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고들을 보니 쉽게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지향하며 순항하던 것처럼 보였던 대한민국호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그리고 돌고래호 사고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거기에다 정부는 한술 더 떠서 안전의 기틀을 다시 세운다며 그동안 공들여서 만들어 놓은 소방방재청의 문을 아예 닫아버리는 악수(惡手)를 두기도 했다. 

사람이 그대로인데 조직의 이름만 바뀌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국가안전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거란 기대와는 정반대로 새롭게 만들어진 국민안전처는 초반부터 심심치 않게 잡음이 들려오더니, 결국 비리와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드러나 국민들의 안전을 챙기기 전에 정작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안전시스템과 매뉴얼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아닌 허망한 욕심만이 볼썽사납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니 매일같이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이 쌓여 가는 것이 어찌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닌 것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에 육박하는 나라의 위상에 맞게 대한민국의 안전시스템을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언론, 학계, 기업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안전파수꾼의 역할을 담당해 줘야한다.

안전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다. 한 사람의 어리석은 실수로 수십명, 수백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으니 말이다.

미국에서는 뉴스를 포함해 많은 매체들이 재난과 안전을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재난을 겪으면서 터득한 뼈저린 교훈의 결과다. 소방과 관련된 잡지만 해도 6종이 넘으니 필자로써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이프타임즈>가 창간됐다. 위험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기자가 되어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것이다.

재난안전을 다루는 미디어가 많지 않은 척박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안전만을 위한 눈과 귀, 그리고 입이 되어주는 매체가 탄생했다는 것은 대단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전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관심과 배려요, 사랑의 실천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그동안 거창하게 배워왔던 인류애 혹은 홍익인간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세간(世間)에는 언론이 지나치게 오만하다는 혹평도 존재한다. 이번에 새롭게 창간한 <세이프타임즈>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반영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온갖 사리사욕과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 던져버리고 공정한 보도로 대한민국 재난안전미디어의 선구자로 우뚝 서 주기를 부탁드린다.

또한 안전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모든 안전전문가들의 건강한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노력도 소홀히 하면 안 될 것이다.

부디 사명감을 가지고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위험을 용기 있게 고발하고 고쳐나가면서 더 이상 누군가 슬픈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재난안전미디어로써의 소임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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