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불행은 앞으로 계속될 소지가 많다.

매스컴과 언론은 박원순 시장의 불행을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박원순 시장의 죄명을 '위력에 의한 성추행'으로 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위력을 행사해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개인적 문제로만 본다면 앞으로 이와 같은 불행은 계속될 여지가 많다.

이를 개인적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부끄럽다고 쉬쉬하고 덮을 문제도 아니다. 문제를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이는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아니라 '위계(位階)에 의한 성추행'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서의 위계는 위계질서상의 위계를 의미한다.

형법은 '위계에 의한 성추행'을 남을 속여서 성추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위계는 조직질서상의 위계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조직내 위계질서가 강하면 강할수록 직장상사는 점점 더 신격화되는 경향이 있다. 위계질서가 정말 강한 곳에서는 대표자는 제왕적 지위를 누린다.

대표자가 유명인이거나 스타인 경우에 더욱 이런 현상이 공고화된다. 이번 사태를 보더라도 비서를 선별하고 교육함에 있어 비서에게 '심기를 보좌해야 한다'라는 교육까지 받았다고 한다.

▲ 김재정 세이프타임즈 전문위원·공인노무사
▲ 김재정 세이프타임즈 전문위원·공인노무사

어떻게 사람의 마음까지 보좌할 수 있겠는가. 이런 단적인 예를 보더라도 분명 조직운영과 인사관리상의 문제점이 있었는지 직감할 수 있다.

현 사태에 대한 조직적 문제점과 관리상의 하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단순 개인적 문제로만 치부해 버린다면 또 다시 제2·제3의 불행을 야기할 수 있다.

조직내 또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이와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을 한다. 형법은 개인의 범죄만을 다루고 처벌할 뿐이지 문제점을 진단하고 예방하지는 못한다.

그것이 조직적 문제와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조직내 또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일반적인 성희롱 문제와 달리 보아야 한다.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너무나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많은 폐해를 낳고 있지만 여전히 죄의식이 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매년 한번씩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도록 법규화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직적 문제와 특수한 환경에 대해서 먼저 진단을 하고 조직 운영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파악을 한 후 예방적 조치를 취하였다면 박원순 시장과 같은 불행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조직내 위계질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위계질서가 공고화될수록 효율성도 올라가지만 문제점도 극대화될 수 있다.

대표적 문제점이 직장내 성희롱 문제, 직장내 괴롭힘 문제 등이 있다.

이런 문제들은 개인의 문제에서 발현되기도 하지만 조직적 문제에서 보다 쉽게 발현된다는 특수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조직적, 체계적 접근 방법으로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김재정 전문위원 △서울시립대 법정대 졸업 △공인노무사 △국제온누리 노무법인 대표 △노동법률 미디어 사람과 법률 대표 △서울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고문 노무사 △대한전문건설신문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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