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 문화재청
▲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 문화재청

신라 7세기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 5점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을 비롯해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 등 5건에 대해 보물 지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 계곡 중 한 지류인 장창곡의 정상부근 석실에 있던 불상으로, 관련 기록과 조각 양식 등으로 보아 신라 시대 7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삼존상은 조선총독부 공문서에 따르면 1924년 10월 10일 남산 장창곡 지점의 무너진 석실 안에서 발견됐다. 경주 내남면 월남리 민가에 보관 되어 온 두 협시보살상은 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에 전시돼 오다가 본존상과 함께 완전한 삼존불 형식을 갖추게 됐다.

이 삼존상은 삼국 시대 미륵신앙을 잘 나타낸 대표적인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이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644년 생의 스님이 경주 남산 골짜기에서 발견해 삼화령에 봉안한 미륵상이자 신라 경덕왕 때 승려 충담사가 차를 공양했다고 하는 삼화령 미륵세존 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또한 어린아이처럼 귀엽고 천진난만하고 온화한 용모가 가장 특징적인 인상으로 꼽혀 '삼화령 애기부처'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삼국유사에 기록된 원소재지라고 알려진 삼화령의 근거가 될 만한 자료들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아 불상이 발견된 계곡 명칭을 붙여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으로 부르고 있다.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의좌상을 취한 본존 미륵불과 본존불을 좌·우로 보좌하는 협시보살 입상으로 구성됐다. 의좌상 형식의 불상은 중국 남북조 시대 이후 크게 유행했다.

그 이유는 지속된 전란과 많은 전염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후세에 미륵불이 나타나 세상을 구원해 준다는 미륵신앙을 상징한 예가 많다고 한다. 

장창곡 불상의 경우 우리나라 의좌상 불상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자 희소한 예에 속한다.

본존상이 원만한 얼굴에 두 눈을 아래로 지그시 내려 사색에 잠긴 표정이라면, 두 보살상은 1m 남짓한 아담한 체구에 머리에는 보관을 쓰고, 입가에 해맑은 미소 짓고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렇듯 어린아이의 4등신 정도의 신체 비례를 보이는 불·보살상은 중국 6∼7세기 북주시대부터 수대에 걸쳐 유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7세기 신라에서 주로 조성된 것으로 보아 양식의 영향관계를 유추할 수 있다.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이라는 원 위치가 명확하게 확인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7세기 신라 전성기의 수준 높은 조각을 보여준다.

한국조각사에 아주 중요한 학술‧예술적 위상을 지닌 작품이므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등 5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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