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이 원형탈모 환자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원형탈모가 있는 경우 심근경색 위험이 최대 4.5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원형탈모와 심근경색 간의 관계를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밝혀낸 우수성을 인정받아 전세계 피부과학 저널 중 최고 권위로 손꼽히는 미국의사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최신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영국 로이터 통신에 관련 기사가 실리는 등 외신의 조명을 받았다.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해 염증반응을 일으켜 모발이 빠지게 만드는 비교적 흔한 자가면역성 탈모질환이다. 다른 내과적 자가면역 질환과 아토피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심혈관계 질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었다.

이에 신정원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안형식·김현정 교수 연구팀과 함께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원형탈모를 진단받은 국내 30세~89세까지 환자 22만8886명과 나이·성별을 짝지은 대조군 457만7720명을 대상으로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생위험을 12년간 추적 관찰했다.

원형탈모 환자들의 평균나이는 44세였으며, 남성이 12만7564명으로 55.7%에 달했다.

분석 결과 원형탈모 환자들에서 흡연자 비율은 높았지만 그 외 다른 심혈관계 위험인자인 혈압, 혈당, BMI, 고지질혈증 등은 오히려 더 우수한 상태였다.

다른 위험인자들을 모두 보정해 분석한 결과, 초기 관찰 단계에서는 원형탈모 환자의 심근경색 위험이 대조군의 17%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역전됐다. 원형탈모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관찰 8년~10년 째에는 대조군의 1.37배였고, 10년에서12년 째에는 4.51배까지 높아졌다. 이런 경향은 특히 남성, 흡연자, 50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정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형탈모가 단순히 피부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적 영향을 주는 질환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계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금연 캠페인 등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통해 심근경색 발생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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