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생각속의집·1만6800원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가 세계 2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우리나라로 스마트폰 보급률은 무려 95%였다. 이는 선진국들의 중간 값인 76%보다 20% 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휴대폰을 갖는 나이 또한 빨라지고 있다. 한 시장조사 기관에 의하면 첫 휴대폰을 갖는 아이의 평균 나이는 2016년 기준 10살이었다.

스마트폰 과의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뇌 발달이 한창 시작되는 10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128만여명을 대상으로 '2019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중 하나 이상에서 '과의존 위험군'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20만6102명, 두 가지 모두 과의존 양상을 보인 청소년도 7만1912명이었다.

'과의존 위험군'이란 스마트폰 사용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 서 치료센터를 만들었고, 영국에서는 의원들이 나서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내놨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든 신경을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걷는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카메라, 게임, 메신저 등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은 데다 어디서든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폰에 대한 중독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김대진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 교수는 한국사회의 중독문제를 연구해온 전문가로서 '중독이 넘치는 사회에 행복은 없다'고 단언한다

스마트폰, 게임, 유튜브, SNS 등 디지털 미디어가 넘치는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저자는 특히 양육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부모가 스마트폰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고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모범과 규율을 만드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는 집 안에서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대신에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었다. 잡스 자신도 이미 디지털 중독의 위험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디지털 기기의 과사용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공존질환을 비롯하여 우울, 분노, 불안 등 부정적 정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중독치료 전문의로서 다년간 게임, 스마트폰 등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관찰해오면서 이러한 아이들의 부정적 정서와 디지털 과의존 사이에 상관관계가 깊다는 결론을 얻었다.

스마트폰 과사용은 청소년들의 뇌 성장에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전두엽 등 뇌의 주요 부위가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저자는 청소년 시기에는 뇌에서 기억력과 사고력 등 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한창 성장하는데, 스마트폰이 이를 방해해서 아이들의 사고력, 언어능력, 공감능력 등이 떨어지고, 충동적인 행동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독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균형과 조화'다.

저자는 스마트폰 사용에도 균형의 지혜를 강조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 공부와 놀이의 균형 등 일상의 균형이 왜 필요한지를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 이를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자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나무처럼 키워내고자 노력할 때, 진정한 '청소년 스마트폰 디톡스'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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