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이정렬교수·김세정 전임의 연구팀

▲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교수 ⓒ 분당서울대
▲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교수 ⓒ 분당서울대

자궁내막증을 방치하면 난소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치료를 위해 수술 할 때에도 난소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 난자 동결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난소, 나팔관, 복막 등에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가임기 여성 6~10%에서 발생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고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난임·가임력보존 클리닉 이정렬교수·김세정 전임의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은 임신 능력을 떨어뜨려 불임을 유발한다. 월경통, 성교통, 만성 골반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이기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치하면 점점 심해져 약물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혹이나 자궁내막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난소기능의 감소에 따라 가임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종은 약물 치료만으로 완치되기는 어려워 혹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수술후 난소기능이 더욱 저하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궁내막종 수술후에는 난소기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가임력이 저하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은 없었다.

특히 여성의 출산연령이 계속해 높아지면서 미혼의 자궁내막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방법 가운데 난자 동결보존의 효용성에 대한 연구를 설계했다.

자궁내막증 중에서도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발생한 여성을 대상으로 수술전 난자를 채취, 동결보관하고 그 후에 자궁내막종을 수술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연구를 위해 난소 자궁내막종이 있는 환자 가운데 난소기능이 저하돼 있고, 임신 계획이 있는 34명을 대상으로 50주기의 과배란 유도를 통해 난자를 채취하고 동결보존했다. 

가임력 보존을 시행한 후 자궁내막종 수술을 통해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연구 대상자의 수술전 자궁내막종 크기는 평균 6.0㎝, 평균 나이는 30.7세였다. 난소기능을 나타내는 호르몬인 항뮬러관 호르몬(AMH)수치는 평균 1.85ng/mL로 나이에 비해 저하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기당 채취된 난자는 평균 6.3개, 동결보존된 난자는 자궁내막종이 한쪽에만 있는 경우 5.7개, 양쪽에 있는 경우는 4.1개로 확인됐다.

한 번의 채취로 충분한 수의 난자를 동결하지 못한 경우에는 2~3차례 반복하면서 난자 채취를 시행했다. 반복해 채취를 했어도 채취된 난자 수는 감소하지 않았다. 반복한 만큼 많은 수의 난자를 동결할 수 있었다.

동일한 연령의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과 자궁내막종이 없는 난임 여성을 비교한 결과 자궁내막종 여성에서 채취된 난자는 5.4개, 그렇지 않은 여성에서 채취된 난자는 8.1개였다. 

결과적으로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은 같은 연령에도 불구하고 난소기능이 떨어져 채취되는 난자가 더 적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정렬 교수는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은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고 수술후에는 더욱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미혼이거나 출산 계획이 있다면 수술전 가임력 보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는 수술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연구를 통해 수술전 난자 동결보존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분야 저명 저널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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