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대학병원·교수 후진양성 전문가
현장방문해 회원 격려하고 목소리 청취
메르스후 '감염재난매뉴얼' 만든것 효과
정부 진단시약 긴급승인 시의적절 대책

▲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이 세이프타임즈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임상병리사의 활동에 대해 밝히고 있다. ⓒ 대한임상병리사협회
▲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이 세이프타임즈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임상병리사의 활동에 대해 밝히고 있다. ⓒ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와 극복을 위해 정부와 사회 곳곳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확진자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진단에 사력을 다하는 특수한 직종의 보건의료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초기에 확진자를 대거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활약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검사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단검사의 핵심에 임상병리사가 있었다. 3만8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임상병리사 정책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세이프타임즈가 13일 협회를 이끌고 있는 장인호 회장을 서울 성북구 종암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장 회장은 대학에서 임상병리학을 전공하고 임상병리사 면허를 취득한 후 대학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30여년간 근무한 임상병리사다.

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장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누구보다도 바쁜 인사다. 현장을 방문해 임상병리사를 격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협회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뛰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회원들이 자랑스럽다"며 "위험을 무릎쓰고 현장에서 땀방울을 흘리는 임상병리사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역설했다. '세계 최고'라는 극찬의 이면에 임상병리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알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 한국의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3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감염 재난 매뉴얼을 만들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감염병 확산을 위해 의료인프라를 구축했다.

두 번째는 확진자가 없었던 1월 중순부터 미리 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통상 1년 반 정도 걸리던 승인절차를 유관 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긴급 승인을 해줘서 하루가 걸리던 검사를 6시간으로 줄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국내 진단시약 업체가 검사 수요에 충분한 시약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숙련된 진단검사 실무자인 임상병리사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는 점이 세계최고 수준으로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다."

-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많은 양의 검사가 가능했나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말씀드렸다. 가장 또 중요한 것은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긴급 승인해 준 것이 시기 적절한 대책이었다.

전국 100여개 의료기관과 검사 전문 기관에서 1000여명이 충분히 교육을 받았다. 숙련된 임상병리사들이 하루에 2만여건의 코로나19 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대비가 됐다. 이런 점이 짧은 검사기간 동안 누적검사 49만4711만건(4월 9일 기준)이라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많은 양의 검사를 수행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장인호 협회장이 인천공항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임상병리사 회원들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대한임상병리사협회
▲ 장인호 협회장이 인천공항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임상병리사 회원들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대한임상병리사협회

- 코로나19 숨은 주역, 임상병리사라는 어떤 직업인가

"코로나19 검사는 임상병리사들이 유전자 검출검사방법을 사용해 확진검사를 하고 있다.

임상병리사는 보건의료인으로서 1968년 이후 6만4500여명이 면허를 취득했다. 전국에 3만8000여명이 의료기관과 관련 기관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한 주요 검사업무와 연구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검사업무는 크게 진단검사, 병리검사, 생리기능검사(심전도, 폐기능검사, 심초음파 등) 등 3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가검물의 채취와 채혈도 임상병리사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다.

임상병리사는 의료기관 외에도 연구소, 보건소,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검역소, 진단시약개발업체, 의료기회사,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검사 분야의 보건의료전문가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 임상병리사가 검체 채취와 확진 검사도 가능하나

"그렇다. 임상병리사의 업무 범위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명시돼 있다. 검체의 채취와 검사는 임상병리사 고유업무다.

특히 호흡기 검체 채취는 의료법 관련 법률상 의사와 임상병리사가 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검사도 코를 통한 비인두 검체와 입을 통한 구인두 검체를 채취한다.

이렇게 채취된 검체는 검사실로 운송돼 임상병리사에 의해 유전자 검출검사가 진행된다. 검사결과를 1차적으로 임상병리사가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진단검사의학 전문의가 판독하고 함께 확진해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 코로나19 검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우리나라는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법(Real-time RT-PCR)'을 통해 검사하고 있다. 의심되는 사람으로부터 채취한 검체에서 핵산을 추출한 후 그 핵산을 증폭시켜 코로나19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가 있는지를 판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검사법은 6시간 내로 확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신뢰도도 매우 높아 코로나19 세계표준검사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RT-PCR 검사방법은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지만, 검체 채취 과정에서 충분한 양의 바이러스 세포를 채취하지 못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검출 검사는 숙련되고 유능한 임상병리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 감염 예방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올바른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준수와 같은 개인위생을 준수해야 한다. 나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이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우리 가족, 그 중에서도 노약자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사태가 엄중함을 감안해 가정 내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사태를 잠식시키기 위해서 불철주야 환자 치료에 전념하는 의료진들을 비롯해 24시간 코로나19 검사에 매진하고 있는 임상병리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응원해 주면 감사하겠다."

▲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이 서울아산병원을 방문, 코로나19 검사 실무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대한임상병리사협회
▲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이 서울아산병원을 방문, 코로나19 검사 실무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대한임상병리사협회

■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회협회 회장 △現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이사회의장 △前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팀장(1983~2014) △前 강원도임상병리사회 회장 △前 대한임상미생물검사학회 회장 △前 대한임상병리사협회 학술부회장 △前 감염관리위원회 위원장 △前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임상병리사 시험위원장 △前 상지대 보건과학대 교수(임상병리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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