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치기' 막기 위해 밀착해 줄서기 '다반사'
"주민센터·소방서·아파트 등 판매방식 변경"

▲ 1일 창동 농협하나로마트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이상종기자
▲ 1일 창동 농협하나로마트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이상종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공적 마스크'가 풀렸지만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 들면서 "2차 감염지역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세이프타임즈가 공적마스크 판매 현장을 다녀왔다.

1일 오후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 이 마트는 도봉구를 비롯해 인접한 노원·강북구는 물론 의정부 등에서 고객이 많이 찾는 강북지역에서 가장 큰 하나로마트 매장이다.

전날 공지에 따라 마스크는 오후 2시부터 판매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찬바람에도 불구 점퍼를 입고 새벽 5시부터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하나로마트 배정물량은 1만5000장 1인당 5매씩 3000명에게 오후 2시부터 판매가 예정돼 있었다. 마트측은 일찍부터 대기하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루자 대기표를 배포했다.

특히 이날은 휴일인데다 다른 지역의 대형 매장이 정기휴무일이라서 시민들이 대거 몰려 더 혼잡했다. 

▲ 서울 도봉구 창동하나로마트 정문에서 마스크 구입 대기자와 고객으로 뒤엉켜 혼잡하다. ⓒ 이상종기자
▲ 서울 도봉구 창동하나로마트 정문에서 마스크 구입 대기자와 고객으로 뒤엉켜 혼잡하다. ⓒ 이상종기자

결국 대기자들과 점포 관계자, 시민들이 혼합되면서 소동이 일기도 했다. 마스크 판매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경찰까지 출동,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민들의 불만도 폭증했다. 이모씨는 "대기표를 나눠주는 곳과 마스크를 판매하는 장소가 달랐다"며 "2시부터 대기표를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전쟁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무질서 할 수가 없다"며 "코로나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리다가 감염 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한심하다"고 말했다.

서울 창동의 하나로 마트 상황은 다른 지역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마스크 구입자의 '새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밀착하게 줄을 선것이 되레 '슈퍼 확산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박모씨는 "정부가 마스크 수요 조절에 실패한 결과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오히려 일시에 3000명이 한 장소에 몰려서 '새치기'를 못하게 하려고 밀착해서 줄을 선 것이 찜찜하다"고 말했다. 마스크 배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는 "주민센터나 소방서, 아파트관리사무소 등에서 세대별로 배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인터넷 접수와 사회적 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시민은 통·반장이 방문해 접수를 받고 배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지역 봉사단체와 의용소방대·자율방범대·적십자 봉사단 등으로 자율적인 봉사활동 신청을 받아 배포하면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판매처를 우체국, 마트, 백화점, 약국 등 공공장소로 지정하면 되레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기 양주의 오모씨는 "마스크를 구입하는 장면이 정말 아슬아슬해 보인다"며 "많은 인파속에 무증상 확진자가 없다고 볼 수 없기 아예 마스크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대란'에 2차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대전의 오모씨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다가 전염이 될 거  같아 가족들은 면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며 "주민센터나 아파트관리사무소 등이 구매해 배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의용소방대장은 "일요일에 약국, 마트 등 15곳을 돌았는데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오늘은 새벽부터 줄을 섰다"고 하소연한 뒤 "봉사활동으로 의용소방대가 배포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에서 배포한 3000명 가운데 수령한 대기표. ⓒ 이상종기자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에서 배포한 3000명 가운데 수령한 대기표. ⓒ 이상종기자

2일 판매가 시작된 우체국에서도 항의하는 소동이 이어졌다. 시민들이 장시간 줄을 서는 과정에 극도로 예민해져 서로 말다툼을 벌어지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마스크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우체국과 대구·청도 지역 우체국 등 1406개 우체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도심 지역에서는 우체국 대신 접근성이 높은 약국 중심으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최모씨는 "약국에서 건강보험증을 제시하면 1인당 구매 한도를 정해 공급한다고 들었다"며 "나이가 많아 서있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아침 일찍 나왔지만 구매하기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다. 

정부는 우체국을 비롯해 약국·농협·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2월 28일 448만장, 3월 1일 203만7000장의 마스크를 공급했다.

하지만 판매처마다 엄청난 인파가 대거 몰리면서 구매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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