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세이프(mind safe) <10> 어버이날의 자화상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다.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특별히 더 잘해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찾아 뵙거나 전화를 드리게 된다. 어느 날보다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더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효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부모가 생각하는 효는 어떤 것일까? 사사 전적 의미의 효는 ‘어버이를 잘 섬기는 일’을 말한다. "어버이를 어떻게 잘 섬겨야 할까?"라는 질문을 해본다.

김진걸 씨는 <효사상의 시대적 변천에 관한 연구>에서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까지 부모를 봉양하는 예화들을 현대에 기대하기에는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이다. 현대 효에서의 문제점은 핵가족화와 민주화로 인한 평등주의 사고방식이 효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현대 가정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정서적 기능을 채우지 못하고 가족 해체라는 위기에까지 직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현대 효는 △효도를 실천하며 가르치는 부모상의 정립 △신의 있고 성실한 부모상을 언행을 통해 보여주는 모습 △부모, 자식 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다시금 의사소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심리학자 에릭슨(Erikson, E. H., 1902~1994)은 인간의 심리사회적 발달과정을 8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마지막 8단계는 자아 통합 대 절망의 단계로 노년기(65세 이상)다. 노년기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수용하고, 한계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통합감(integrity)을 갖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와 혐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한 절망감(despair)을 느끼는 시기라고 말한다.

노년기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행복했던 시간을 통합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시기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노년기의 삶을 우울과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

최근 일본은 '노후파산'이 화두다. 2014년 9월 NHK는 스페셜 <노인표류사회 -노후파산의 현실>을 방송했다. 국내에서 출간된 <노후파산>, <2020 하류노인이 온다> 등의 책은 일본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문제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노인 중 200만명이 홀로 사는 고령자다. 생활보장을 받지 못한 채 연금만으로 근근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노후에는 수입이 적어진다. 몸이 건강하면 연금에 의지해서 살아갈 수 있지만, 몸이 아프면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목돈을 의료비로 지출하게 된다. 연금만으로 도저히 살 수 없는 현실이다. 하루하루 벼랑 끝으로 쫓기는 생활의 연속이다.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노인문제가 심각하다. 노인 인구의 증가, 자녀의 늦은 결혼, 조손가정의 증가, 캥거루족의 증가 등은 노년기의 삶을 힘들게 한다. '황혼의 노년기'가 아니라 '절망의 노년기'가 되지 않도록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노후준비지원법이 제정 시행됐다. 지난해  12월된 시행된 이법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 노후준비 지원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노후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사전에 대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주요내용으로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 제고 △노후 준비서비스제공과 프로그램 개발 △노후준비지원센터 설치 등의 노후준비 지원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노후준비서비스를 전체적으로 담당하는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가 국민연금공단(http://csa.nps.or.kr)에 설치됐다. 전국 107개 지사는 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로 지정돼 전 국민 노후준비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은 노후준비서비스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노인이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어버이날을 맞아 노후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태어나면 죽는다. 시간은 영원할 것 같지만 언젠가 백발이 된 자신을 발견하는 날이 온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자신의 노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는 어떻게 노후를 준비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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