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수도권 아파트 24곳 환기설비 실태 조사

ⓒ 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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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환기설비 10개 가운데 7개는 필터 성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7~12월 수도권 아파트 24곳을 조사한 결과 필터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2006년부터 건축되는 100세대 이상 아파트에는 환기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원 고사 결과 아파트 24곳 가운데 4곳은 필터가 없었고, 14곳은 성능이 60% 미만이었다.

국토교통부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필터 교체주기는 '3~6개월마다 권장'으로 돼있다. 조사대상 20개 필터 모두 2년에서 최대 9년까지 교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먼지가 많이 쌓여 있었고 곰팡이가 핀 필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20개 가운데 14개(70%) 필터는 공기정화성능이 60% 미만으로 조사됐다.

일부 필터는 사용시간이 권장 교체주기 이내(1000시간)였지만 장착 기간(2~6년)이 오래됨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정화성능이 떨어지면 미세먼지에 노출돼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WHO는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8일마다 10㎛/㎥ 높아질수록 파킨슨병 환자의 응급실 입원 위험이 1.61배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미세먼지 주요 물질인 NO2는 당뇨병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폐에 침착하면 기관지염, 천식을 비롯한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

아파트 20곳(83.3%)은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령된 날에도 관리사무소를 통해 환기설비 가동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7곳(29.2%)의 거주자는 세대 내 환기설비 위치를, 14곳(58.3%)의 거주자는 필터 교체의 필요성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서울시는 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할 때 관리사무소에서 환기장치를 가동하고 필터를 교체하도록 홍보하도록 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에 '아파트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대한 홍보 강화를 요청하고, 관리사무소가 아파트 주민에게 환기설비와 필터 교체를 안내토록 각 지자체에 조례 제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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