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추모제 18일 시청앞서 기자회견

▲ 한 시민이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남대문 쪽방촌 주민을 보며 지나가고 있다. ⓒ 김희리 기자
▲ 한 시민이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남대문 쪽방촌 주민을 보며 지나가고 있다. ⓒ 김희리 기자

"40년 동안 재개발 소리가 있었다. 이번 재개발은 될 것 같다."

남대문 쪽방촌 주민들이 18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양동 재개발지구 주민에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대문로5가 579번지에는 250여명이 살고 있다. 1978년 건설부가 이 지역을 재개발한다고 고시했지만 공사는 감감무소식이다.

남대문 쪽방촌은 '소단위정비지구'로 지정됐다. 양동 재개발은 서울시 2025 기본계획에 담겨 있다. 2017년과 지난 10월 13일 재개발 고시가 있었다.

2019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은 지난 4~14일 쪽방 세입자 207가구를 조사했다. 가구마다 방문해 설문했다. 응답자는 83명.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세입자는 여러 쪽방을 오가며 10년가량 살고 있다. 무보증월세여서 잦은 이사를 했다.

서울시는 재개발 이주민에게 이사비 60만원을 포함해 93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이마저도 현금으로 보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는 1978년도를 기준으로 공람 공고일을 정했다. 그 후 이사 온 주민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2017년을 공람 공고일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발 소식은 이웃끼리 얘기하다 알게된 경우가 많았다. 10명 가운데 7명(68.2%)은 손실보상에 대한 정보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지금 집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다. 83.1%가 개발 후 원래 집으로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주민들은 "동네가 익숙하고, 이웃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 등 정서적 이유를 가장 많이 들었다.

▲ 홍선옥씨가 18일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김희리 기자
▲ 홍선옥씨가 18일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김희리 기자

남대문 쪽방촌에 10년째 살고 있는 홍선옥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지팡이를 짚고, 슬리퍼를 신은 채였다. 홍선옥씨는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자랐다. 18세 때 독립해 20년 넘게 쪽방에 살았다. 10년은 동자동 4구역, 10년은 남대문에서다. 

홍선옥씨는 "2008년 동자동 재개발 때 쫓겨났다. 여인숙, 고시원을 전전하다 남대문에 왔다"고 말했다. 홍씨는 당시 300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재개발 측이 임의 책정해 절반만 받았다.

박승민 활동가는 "쪽방촌 주민을 위한 주거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이 다시 돌아오길 원한다. 쪽방촌 때문에 공원에서 건축물로 바뀐 계획에도 집터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동현 활동가는 "주민을 위한다면 주상복합건물이 세워져야 한다. 재개발 계획은 게스트 하우스 정도만 허락하고 있다. 영리를 위한 건축물"이라고 주장했다.

공동기획단이 서울시에 요구한 사항은 2가지다. 돌아와 살 수 있는 주거를 공급하고, 쪽방 주민 맞춤형 대책을 수립하는 것. 

서울 중구청은 지난 13일 개발계획 의견수렴을 마쳤다. 현재 고시만을 남겨 두고 있다.

쪽방촌 주민은 "가난하다고 권리 없는 것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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