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강북삼성병원서 '소아·청소년 비만 코호트' 심포지엄

▲ 서울시교육청에서 하는 '영양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올바른 영양습관을 배우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 서울시교육청에서 하는 '영양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올바른 영양습관을 배우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흔히 어릴 때 살 좀 쪄도 크면서 키로 가니 괜찮다는 말을 한다. 속설과는 달리 비만 아동은 청년 때도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15년 동안 비만인 어린이 4000명을 추적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2005년 초교 1학년이었던 조사 대상자 4000여명은 올해 22살이 됐다.

질본은 이날 강북삼성병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코호트 현황 및 발전방향'을 발표했다.

코호트는 어떤 질환이 발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조사하는 연구법이다.

'소아 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소아일 때 이미 비만이거나 △부모가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수면시간이 8시간 미만인 경우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경우 청소년기에 대사증후군을 가질 위험이 높았다.

소아청소년은 부모의 식습관과 과도한 스크린 시청 시간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 밖에도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과잉섭취가 비만에 영향을 미쳤다.

질본은 2005년부터 경기도 과천지역 초교 4곳에서 1학년 683명, 2008년부터 서울 중구와 경기도 서남부 7개교에서 1·4학년 2689명을 등 4086명을 매년 추적했다.

학생들은 신체계측과 혈액분석 등 건강검진을 받고, 설문조사를 통해 생활습관, 영양소 섭취, 가족의 사회경제적 수준 등을 기입했다.

▲ 과체중 소아청소년은 정상체중 아이와 키 차이가 나지 않았다. 초교 때 비만이면 나이를 먹을 수록 정상체중 아이와 몸무게 차가 벌어졌다 ⓒ 질병관리본부
▲ 과체중 소아청소년은 정상체중 아이와 키 차이가 나지 않았다. 초교 때 비만이면 나이를 먹을 수록 정상체중 아이와 몸무게 차가 벌어졌다 ⓒ 질병관리본부

초등학생 때 비만한 남녀는 정상체중 아이보다 키가 더 컸지만, 중학교 이후로는 별 차이가 없었다. 

강재헌 성균관의대 교수는 "1998년생을 12년 동안 매년 측정한 결과, 아동기 비만이 청년기 비만으로 이어졌다"며 "초등학생 때 이미 비만하면 청소년이 될수록 정상체중과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고 말했다.

건강했지만 자라면서 대사증후군이 발병하는 아동도 있었다. 박경희 한림대 의대 교수팀은 소아청소년 1309명을 6년 동안 추적했다.

모두 대사증후군이 없는 6~15세 소아청소년이었다. 관찰 결과 소아청소년 31.3%에서 대사증후군이 발병했다. 10명 중 3명은 자라면서 대사증후군이 생기는 셈이다.

박 교수팀도 앞서 말한 과체중 소아일수록, 부모가 심혈관질환을 가질수록, 가정 경제가 안 좋을수록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는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전문가들이 현황과 국가정책, 코호트 중요성과, 해외 유사 연구와 비교 등을 통해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는 김양현 고려대 의대 교수와 박경희 한림대 의대 교수,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이 소아청소년 비만의 건강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에는 강재헌 성균관대 의대 교수와 성은주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소아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논의했다. 세션이 끝난 뒤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강재헌 성균관의대 교수는 "연구를 통해 아동기 비만이 청소년기 대사증후군과 청년기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소아청소년기 비만을 예방하고 중재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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