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스마트모빌리티엑스포 열려
유인드론·자율주행차량·택배로봇 전시
4차 산업혁명의 미래 교통 청사진 그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9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 개회식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 서울시
▲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9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 개회식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 서울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해방될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2019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의 시작을 알렸다.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교통시스템의 변화를 내다보고, 모빌리티의 미래를 제시하는 자리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이동의 미래,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Freedom of Mobility)'라는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와 유인드론, 친환경 자율주행 차량 전시, 퍼스널 모빌리티 체험 등 다양한 전시와 행사로 구성됐다.

박원순 시장의 인사말에 이어 자율주행택배로봇 '앨리스'가 서울선언문을 배달했다.

박 시장은 서울선언문을 통해 "기술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상생 모빌리티를 지향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것"이라며 "기업의 기술이 스마트 모빌리티분야 생태계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선포했다.

MIT와 싱가포르가 공동 추진하는 '스마트'프로젝트에서 자율주행 연구를 주도하는 모쉐 벤 아키바 MIT 토목·환경공학과 석좌교수의 기조강연이 뒤를 이었다.

아키바 교수는 "미래에 스마트모빌리티가 혼란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중교통을 통합시켜야 할 것"이라며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인구 동향과 교통 상황을 가지고 있는 세계의 나라들에서 '온디맨드(On-Demand)' 모빌리티 시스템을 적용하려면, 수요를 파악하는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온디맨드'란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온디맨드 모빌리티 시대가 오면 소비자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필요한 순간과 장소에서 수요에 따라 이동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제력의 척도로 취급되던 자동차는 소유의 압박에서 벗어나 이동 수단 본연의 가치와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유인드론인 독일의 '볼로콥터'(왼쪽)와 중국의 '이항' ⓒ 안현선 기자
▲ 유인드론인 독일의 '볼로콥터'(왼쪽)와 중국의 '이항' ⓒ 안현선 기자

◇ 세계 드론택시 선도주자는 누구 = 교통 체증으로 꽉 막힌 도로 위에 갇혀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하늘을 나는 택시인 '유인드론'들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유인드론'이란 도심 내 교통체증 문제 해결을 위해 등장한 하늘을 나는 차로, 도심 내 자율비행 공중 모빌리티를 통칭하는 말이다.

드론택시 업계를 선도하는 독일 기업 '볼로콥터'와 중국의 '이항', 미국 '우버'의 기체를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는 지난 8월 최초로 4세대 상업용 플라잉카, 드론택시인 '볼로시티(Volocity)'를 공개하고 싱가폴 도심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의 '이항(EHang)'도 오스트리아 비행 실험에 성공하고 2017년 광저우 드론비행쇼에서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의 '우버(Uber)'는 이미 구축한 플랫폼을 활용해 2023년 드론택시 중심의 대중교통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드론택시에 탑승해 본 박원순 시장은 "내년에는 공관에서 시청까지 유인드론을 타고 출근하고 싶다"며 웃었다.

▲ 자율주행버스 '솔라티' 체험을 위해 시민들이 탑승하고 있다. ⓒ 안현선 기자
▲ 자율주행버스 '솔라티' 체험을 위해 시민들이 탑승하고 있다. ⓒ 안현선 기자

◇ '두 손에 자유를' 자율주행차량·버스·택배로봇 = 이날 오전 11시 자율주행버스 '솔라티'가 사람들을 태우고 출발했다. 버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뗐다. 핸들이 자동으로 돌아가며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자율주행버스는 서울시가 세계 최초로 상암에 구축한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달렸다. 선로 위가 아니라 차량과 보행자가 다니는 일반 도로였다.

서울대학교 연구팀과 MDE가 공동으로 개발했고, 자율주행알고리즘은 서울대가 담당하고 있다. 

버스는 5G와 LTE 통신으로 신호를 인지했다. 차량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보행자와 차량, 전방의 노면과 시설물을 정확히 파악했다.

자율주행버스지만 운전자가 있는 이유에 대해 서울대학교 연구원은 "아직까지 법적으로 운전석에 운전자가 탑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자율주행 택배로봇(왼쪽)과 벤츠의 첫 자율주행 전기차 EQC ⓒ 안현선 기자
▲ 자율주행 택배로봇(왼쪽)과 벤츠의 첫 자율주행 전기차 EQC ⓒ 안현선 기자

운전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메르세데스 벤츠 최초 전기차인 'EQC'와 언맨드솔루션의 '위더스'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내 택배로봇 시연장에서는 홍익대학교 학생들이 연구하는 자율주행 택배로봇이 지정된 경로를 따라서 물류를 배송했다. 주차미션, 장애물 회피, 교차로 주행, 장애물 긴급 정지 등의 재주를 선보였다.

택배가 도난당할 위험에 대한 대책은 없느냐는 질문에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열리는 뚜껑을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시는 2020년부터 △자율주행자동차 공유서비스 △자율 발렛파킹 서비스 △로봇 택배 등 혁신적인 자율주행 모빌리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시민들이 전동 휠 체험을 하고 있다. ⓒ 안현선 기자
▲ 시민들이 전동 휠 체험을 하고 있다. ⓒ 안현선 기자

◇ 전기로 움직이는 차세대 교통수단 '스마트모빌리티' = 평소 타보고 싶었던 전동 킥보드와 전동 휠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부스는 퍼스널모빌리티 체험을 원하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퍼스널모빌리티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안전사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체험 담당자들도 안전한 체험을 위해 사전에 바른 주행법을 교육하는 것에 집중했다.

실제로 탑승해보니 퍼스널모빌리티는 자동차와 다르게 신체를 보호해 줄 수가 없어서, 넘어지거나 사고가 날 경우 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았다. 헬멧·보호대 등 보호 장비 착용이 반드시 필요했다.

전동 휠 체험에 참여한 김소현(25)씨는 "재밌지만 생각보다 어렵다"며 "헬멧을 꼭 착용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 티머니의 '안면인식결제'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 안현선 기자
▲ 티머니의 '안면인식결제'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 안현선 기자

◇ 얼굴로 결제를? '안면인식결제서비스' = 지갑이나 휴대폰을 자주 깜빡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가질만한 체험 부스도 있었다.

티머니가 제공하는 안면인식결제 서비스는 교통카드 대신 단말기에 얼굴을 대면 안면을 인식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현장에서는 얼굴 사진을 찍어 나만의 특별한 교통 카드를 만드는 행사도 진행했다. 카드를 받아든 관람객들은 "내 얼굴을 인식해 결제가 된다니 신기하다"며 즐거워했다.

황보연 도시교통실장은 "엑스포를 계기로 서울이 세계 미래 교통을 선도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모빌리티 기술이 현실화될 수 있는 플랫폼 구축과 서울 경제 활력을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늘을 나는 택시부터 자율주행 차량까지… 어린 시절 꿈꿔본 미래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동의 자유를 가져다 줄 미래 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에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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