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 곽창영 인천송도소방서 소방위
▲ 곽창영 인천송도소방서 소방위

여전히 119구급대원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 발생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주취자, 일부 보호자 등에 의해 벌어지는 폭행은 119구급대원에게 단순히 상처와 모욕감을 주는 것을 떠나 응급환자의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8년 4월 2일 전북 익산소방서 119구급대는 익산역 앞 도로에 남자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119구급차로 옮겨 병원으로 이송되던 남자는 갑자기 욕설과 함께 여성 구급대원을 폭행했다. 병원응급실에 도착한 뒤에도 남자는 여성 구급대원의 머리를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하고 성적 수치심을 넘어 모욕적인 욕을 계속했다.

결국 여성 구급대원은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를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얼마 뒤 끝내 순직했다.

시민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119구급대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는 것은 국가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지만 이러한 의지나 법적 절차, 각종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의 안타까운 행동은 119구급대원에게 사기저하와 위험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119구급대원은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고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을 최고의 가치로 알고 일한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손상되고 폭언과 폭행에 심신이 황폐해져 외상(Trauma)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노출된다면 누가 시민의 생명을 지킬 것인가?

119구급대원은 안전에 대한 다양한 욕구의 양적 증가와 고퀄리티를 요구 받으며 꺼져가는 생명과 기능을 잃어가는 신체를 살리는 병원 전 단계 마지막 방어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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