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 치매 시험쥐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생성 억제 효과. ⓒ 농진청
▲ 알츠하이머 치매 시험쥐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생성 억제 효과. ⓒ 농진청

농촌진흥청은 홍잠(弘蠶)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고영호 교수 연구진의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홍잠은 누에가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익은 누에'인 숙잠을 수증기로 쪄서 동결건조한 '익힌 숙잠'이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75만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고령자 738만명의 10%에 달하고,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70% 이상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의 신경연접이 줄어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발병한다. 기억력과 사회성은 낮아지고 공격성은 커진다. 수명도 줄게 된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예방법이나 치료 방법은 거의 없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쥐에 홍잠을 50주 동안 먹인 뒤 베타-아밀로이드의 뇌 축적량을 확인했다.

홍잠을 먹지 않은 쥐의 뇌에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축적됐으나, 홍잠을 먹은 쥐는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전혀 축적되지 않았다.

행동학적 특성을 보면, 홍잠을 먹지 않은 쥐는 새로운 이웃이나 물건에 관심이 적고 새로운 길을 잘 찾지 못했다. 공격적으로 변해 싸움이 심하고 불편한 조건에서 자세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등 치매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났다.

홍잠을 먹은 쥐는 새로운 이웃이나 물건에 호기심이 왕성하고 새로운 길을 잘 찾는 등 공간기억력이 높았다. 다른 쥐와 다툼 없이 원만하게 지내고, 자세 조절 능력이 우수해 치매 관련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단기기억상실제를 투여하고 관찰한 결과, 홍잠을 먹지 않은 쥐는 직전에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했으나 홍잠 섭취 쥐는 직전에 일어났던 일을 잘 기억해 대처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초파리로 작용 기전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도 진행했다. 홍잠을 섭취한 경우,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크게 증가해 ATP 생성량이 40%, 뇌의 신경연접은 50% 내외로 늘었고,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도 15% 내외로 증가했다.

홍잠을 꾸준히 섭취하면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증가해 ATP 생성량이 늘고 신경세포가 보호된다. 이로 인해 신경연접이 증가하고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지 않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백옥잠과 골든실크로 만든 홍잠이 신경연접 개선 효과가 좋았다. 단기기억력 개선, 신경세포보호 등은 골든실크로 만든 홍잠이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쳤다. 현재 홍잠을 이용한 치매 예방용 건강기능식품 연구를 추진 중이다.

조남준 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 꾸준히 홍잠을 섭취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많은 국민이 홍잠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홍잠 생산기술을 농가에 적극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