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명절의 풍경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누구나 즐거운 명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성평등 명절을 시도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019 추석을 앞두고 시민이 직접 겪은 성평등 명절 사례를 담은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 3번째 편을 11일 발표했다.

지난 설명절 연휴에 진행된 시민 참여 캠페인에는 2044명이 참여해 실제 명절을 겪은 경험담을 토대로 의견을 제시했다.

2044명 가운데 1298명(63.5%)이 성평등 명절 사례를 제시했고, 성차별·성평동 사례를 겪어본 적 없다는 응답(358건)도 있었다.

성평등 사례 1298건 가운데 66.8%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명절 음식준비, 운전, 집안일 등을 나눠서 한 것이다.

명절 방문 순서를 평등하게 했다는 사례가 22.9%로 뒤를 이었다. 한 명절에 시가·처가를 정해서 가기, 명절 당일 아침에 시가에만 있던 관행을 바꿔본 사례 등이다.

명절 음식 준비를 간소화하고, 집에서 밥을 해먹는 대신 외식을 하는 것도 성평등 명절 문화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가사 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결과적으로 성평등 명절을 보냈다고 여겼다.

외식을 하고 여행을 가는 등 기존의 명절 관습에서 탈피해 즐겁게 새로운 명절을 만든 것도 성평등 명절로 응답했다.

차례 지낼 때 남녀가 같이 절을 한 경우와 남녀 구별된 상을 받다가 같이 밥을 먹은 것을 성평등 명절 사례로 제시한 시민도 41명 있었다.

양가 부모님 용돈을 동일하게 드리고 아이들 세뱃돈을 아들 딸 구별 없이 준 사례도 제시됐다.

"2019 설 명절은 얼마나 평등하다고 느꼈나"라고 묻는 '성평등 명절 체감 점수'는 2044명 평균 49.6점으로 집계됐다.

여성 평균 점수는 44.05점으로 50점 이하 점수대에 분포돼 있었고, 남성 평균점수는 67.13점으로 50점 이후 점수대에 상당수 분포됐다.

제안자 가운데 "명절에 성평등을 전혀 경험할 수 없었다"며 0점을 준 사람이 129명에 달했다. "이 정도면 세상 좋아졌다"고 생각하며 100점을 준 사람도 80명이었다.

또한 시민들은 '서방님·도련님·아가씨' 관련 호칭을 어떻게 바꿔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씨·님' 등 이름을 부르는 호칭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계급이 있던 시대, 상전을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되던 도련님, 아가씨 등을 가족관계에 적용하는 것은 대표적인 불평등 호칭 사례로 꼽혔다.

캠페인 참가자는 여성 76%, 남성 24%, 20대·30대·40대가 90%였다. 기혼자는 63%, 비혼자는 37%로 나타났다.

이번 추석에도 명절 성평등에 관한 시민 의견조사가 진행된다. 11일부터 오늘 18일까지 재단 홈페이지(http://www.seoulwomen.or.kr)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성별 고정관념에 따라 특정 성에 짐을 지우는 것을 개선해 나간다면 모두가 더 행복한 명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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