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음장보안센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음장보안센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소리만으로 집에 도둑이 들거나 불이 났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지능형센서연구실 박강호 박사팀은 '음장(Sound Field)'의 변화 양상을 감지해 가정이나 사무실에 무단 침입이나 화재가 일어났는지 파악하는 새 보안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음장이란 일정한 파장의 소리를 스피커로 퍼뜨려 실내 공간에 형성한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이다. 잔잔한 호수의 수면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생기는 것처럼 음장 안에 사람이 비집고 들어오거나 불길이 치솟으면 음장이 출렁이거나 뒤틀리면서 감지기 사용자에게 알림 신호가 전송된다.

연구진은 음장 감지기를 쓰면 무단 침입이나 화재가 생겨도 기존 기술로는 잡아내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영상 센서로는 가구나 집기로 시야가 방해 받거나 구석진 곳은 보기 어렵고, 적외선 센서로는 물건에 가려진 열을 느끼기 어려우나 소리의 파장은 장애물 뒤편까지 골고루 퍼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음장 기술을 쓰면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감지기를 촘촘히 붙일 필요도 없어 영상이나 적외선 센서보다 설치비와 유지비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이번달 서울의 한 대형상가에 설치될 예정이다.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박강호 박사는 "2010년부터 한국과 미국 등 5개국에 특허 10건을 출원하거나 등록했다"며 "일본이 절반 이상 차지한 세계 센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