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한약재 제품'에 전분 섞은 31명 검거
'천연 한약재 제품'에 전분 섞은 31명 검거
  • 곽지연 기자
  • 승인 2019.09.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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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오자환 복용 후 가슴 통증 등 부작용 호소
판매자 "명현반응이니 꾸준히 복용하면 효과 본다"
▲ 가짜 오자환 ⓒ 서울시
▲ 가짜 오자환 ⓒ 서울시

김모씨(54, 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한 고객상담사로부터 오자환이라는 발기부전치료제를 권유받았다. 오자환을 복용한 처음엔 괜찮았으나, 눈 통증으로 시작해 가슴 통증 등 부작용을 호소한 김씨는 상담사에게 항의했다. 상담사는 오히려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발기부전치료제를 소개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노인층에게 저가의 한약재에 실데나필, 타다라필 등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섞어 가짜 오자환,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을 판매한 일당 2명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순수한약재로 만든 천연 자연식품이라고 허위광고한 전화 판매 일당 29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제조업자 A씨(72, 남), B씨(61, 남)는 한약 냄새만 내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쑥, 진피, 목향, 당귀, 감초 등과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가짜 오자환을 제조했다.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은 옥타코사놀 성분이 1캡슐당 7㎎이 함유됐다고 표시했으나, 실제로는 옥타코사놀 성분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인 0.05㎎ 정도만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방에서는 오미자, 사상자, 복분자, 구기자, 토사자를 '오자'라고 한다. 자양강장에 효과가 있는 약재로 알려져 있으나, 적발된 제조업자들은 오자의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성분은 전혀 넣지 않고, 한약 냄새만 내기 위해 저렴한 한약재인 쑥, 진피, 목향, 당귀, 감초만을 사용했다.

▲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 ⓒ 서울시
▲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 ⓒ 서울시

옥타코사놀은 미강, 사탕수수에서 추출하는 성분으로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은 성분 불상의 분말이나 전분 가루와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혼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나 '시알리스'는 중국 동포로부터 구입하거나, 염색약 등으로 위장해 분말 형태로 구입한 가짜임이 밝혀졌다.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성분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병용금지 의약품에 해당한다. 가짜 오자환과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은 혼합 사용됐고,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은 조루증 치료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검사한 결과, 가짜 오자환과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모든 제품에서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인 실데나필, 타다라필 등이 검출됐을 뿐만 아니라, 실데나필·타다라필, 타다라필·하이드록시치오호모실데나필, 치오실데나필·실데나필·다폭세틴(조루증 치료제)이 검출됐다.

특히 오자환에서 타다라필이 1회 권장량(10㎎) 보다 최대 25배(252㎎)나 초과 검출돼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짜 오자환을 복용한 소비자들이 가슴 통증, 두통, 복통, 얼굴홍조, 속 쓰림, 피부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호소했으나, 판매자들은 명현반응이니 꾸준히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계속 판매했다. 심지어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을 추가로 소개했다.

▲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적발한 가짜 건강기능식품 ⓒ 서울시
▲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적발한 가짜 건강기능식품 ⓒ 서울시

비아그라나 시알리스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로 뇌졸중,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는 복용할 수 없다.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혈압약, 협심증 약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가짜 건강식품 판매자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제품에 제조업소명, 소재지, 연락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시했다. 가짜 명함이나 가명, 공중전화나 일명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판매했다.

적발된 제조·판매업자들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무기나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송정재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전화로 정력제라고 판매하는 제품이나 무표시 식품, 정체불명의 의약품 등은 자칫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시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짜 건강식품 제조·판매사범을 끝까지 수사해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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