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를 비롯해 늘 '인재'로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문제점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대로 두면 대형 참사는 계속될 것이 자명하다.

대부분의 화재 현장은 발생초기에 소방대에 화재신고가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고 확산된 후에 지연신고 되는 경향이 많다.

소방대는 5분 출동을 목표로 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의 불법 주·정차 차량에 의해 5분내 출동은 난해하다. 이 때문에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소방설비가 초기진화를 담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해야 참사를 막을 수 있다.

다세대 주택은 물론 원룸과 개인주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축물에 스프링클러 소화설비를 갖추도록 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규정을 강화하면 대부분의 기존 건축물에 대한 소급적용이 불가능한 것이 문제다. 이들 건축물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참사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부실한 건축물은 안전진단을 통해 시정 권고를 시급히 내려야 한다.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39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당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의 후속대책으로 소방청이 중·소규모 의료시설에도 스프링클러 소화설비를 설치하는 강화대책 입법은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 오상환 논설위원·재난과학박사·소방기술사
▲ 오상환 논설위원·재난과학박사·소방기술사

한편 병·의원 업계는 스프링클러 소화 설비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과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 시공상의 어려움 등을 토로하고 있다.

전국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소급 대상 중·소병원이 100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정부가 소요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초기 진화에는 스프링클러 헤드 1~2개만 작동해도 진압이 가능하다.

이에 스프링클러헤드 기준 개수 3개 정도의 설치 비용이 저렴한 T뽑기 배관에 의한 노출배관 시공으로 시공의 편의성과 아울러 무엇보다 설비의 신뢰성이 높은 성능위주의 설비 시공을 제안한다.

간이 스프링클러 설비의 화재안전기준(NFSC 103A) 제4조(수원) ①의 1항에서 수원은 상수도 직결형의 규정을 적용해 상수도 계량기 이후배관에서 분기하고, 한편으로 소화·엔진·충압펌프, 소화수조 등을 생략하는 성능위주의 간이 스프링클러 소화설비를 설치한다.

주거형 조기반응 스프링클러헤드(K 50)보다 성능이 뛰어난 조기반응 표준스프링클러헤드(K 80)를 실내 천정고를 감안해 노출형 T뽑기 배관으로 천장코너에 측벽형 헤드를 부착하면 천정텍스 시공 등의 인테리어 소요비용도 절감될 수 있다.

방재설비 시스템은 가능한 구조가 간단하고 신뢰성이 높아야 한다. 보편적으로 최근의 우리나라 상수도시설은 단수되는 사례는 거의 전무하고, 급수 압력 역시나 스프링클러 필요압력을 유지하고 있어 신뢰도가 매우 높다.

최근 소방시설의 설계에서 성능위주설계가 현안인 현실에서 비용이 절감되고 시공이 편이하고 설비성능의 우수성 등으로 보아 매우 유효 적절한 것으로 사료된다.

관계 당국은 성능위주설계의 개념으로 중앙소방기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할 것을 청원한다.

■ 오상환(77) 고문·논설위원·재난과학박사·소방기술사 = 평생 소방현장을 지키며 쓴소리를 하는 기술계 원로다. 61세에 최고령 소방기술사 필기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중졸 소방기술사'라는 특이한 이력으로 63세에 고졸검정고시를 거쳐 독학사로 '대졸 간판'을 땄다. 기술계에 보기드문 만학도로 서울시립대에서 방재공학석사와 재난과학박사를 취득했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상주감리를 하고 있는 현역 최고령 소방기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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