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소방청 초청으로 간 공주 중앙소방학교는 자욱한 안개 아래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고즈넉한 곳에 있었다. 실내 훈련장 9곳을 둘러본 결과 '여기는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안에 중앙소방학교를 둔 소방청은 이번 공주 이전에 훈련 질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오숙 인재개발과 과장은 "천안 중앙소방학교에서는 실내 훈련장이 부족해서 기상이 악화하면 훈련에 차질이 있었다"며 "3주 과정 훈련 중 날씨가 안 좋으면 며칠 동안 훈련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천안 중앙소방학교를 앞으로 5년 동안 자체 캠퍼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공주 중앙소방학교를 방문한 이날 비가 많이 내렸다. 하지만 일정에 전혀 차질이 없었다. 헬기, 수난, 고층건축물, 실화재, 지하공동구 화재, 붕괴사고, 옥외탱크, 농연훈련장 등이 있어 기상 악화에도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시찰한 실내종합훈련장에는 가상현실(VR)로 구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미리 화재가 난 건물 구조를 파악해 훈련을 해 볼 수 있다.
중앙소방학교 훈련 프로그램은 설비나 훈련 과정에 많은 투자를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인상 깊었던 곳은 헬기훈련장과 수난훈련장 이었다.
높이 11m에서 하강 훈련을 할 수 있는 헬기훈련장은 실제 헬기가 흔들리는 점을 반영했다. 헬기에 묶여 있는 줄 3개가 움직이면서 헬기도 위아래로 흔들린다. 헬기를 2줄로 묶고 흔들게 되면 전복될 수 있기 때문에 3줄로 설치했다.
소방청은 수난훈련장에 인공 파도를 만들었다. 기존에 있는 다른 훈련장에는 수영장에서 생존수영법을 가르쳐 준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는 파도라는 변수가 있다. 소방청은 물을 시계 방향으로 돌려 인공 파도를 구현했다.
공주 중앙소방학교는 소방대원은 물론 다른 부처에 있는 공무원과 민간인에게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미 소방청은 농연 훈련장에서 교장들을 위한 탈출 프로그램을 했다.
농연 훈련장은 캄캄한 내부에서 미로를 탈출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단순히 암흑에서 탈출하는 것이 아닌 방해요소를 넣어 단계별로 난이도를 조정한다.
농연 체험을 하기 전 두꺼운 소방옷을 입고 산소통을 매야 한다. 어린이와 신체가 약한 사람 등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실제 소방대원이 입는 옷과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소방청은 현재 민간인도 체험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장과 시설 자체가 워낙 크고 탄탄해 소방대원이 훈련하기에도 적합해 보였다.
중앙소방학교는 이론 중심에서 현장훈련이 많은 과정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방대원은 물론 국민들이 다양한 재난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