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예인 마약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마약 유통 과정이 언론의 주목을 모았다. 특히 대마는 기분을 둥둥 띄운다는 마약의 특성을 가진 대표적인 원료다.

대부분의 약품은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 성분을 어느 질환에, 어떤 농도로 복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대마도 마찬가지다. 대마는 크게 CBD와 THC라는 성분으로 나뉜다. 미국 식약처는 CBD를 의약품으로, THC를 마약 성분으로 분류했다. 각성 효과를 주는 THC를 제거한 대마는 효능을 띄는 약이 될 수 있다.

▲ 세이프타임즈 김희리 기자
▲ 세이프타임즈 김희리 기자

미국에 있는 마리화나 기업도 CBD를 넣은 제품을 만들었다. 로션, 식품, 애완동물 간식 등에 CBD를 넣어 심신안정 효과, 질병치료 등을 홍보했다. 미국 식약처는 이 기업에 경고장을 보냈다. 이 기업이 식약처에 허가를 받지 않고 공산품을 만들면서 '만병통치약'인 듯 광고해서였다.

큐랄리프(Curaleaf)라고 불리는 이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CBD를 넣은 로션, 식품, 전자 담배를 사용하면 만성통증,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암에 효과가 있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 기업은 홈페이지 카테고리에 세포 생물학, 화학적으로 어떤 효과를 주는지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과학적'인 설명에 일반인들은 차마 의심하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미국 식약처는 경고장에서 큐랄리프 제품은 허가를 받은 적도 없고, 자사가 주장하는 약효도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암,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가 제품에 의존한 나머지 치료 시기를 놓쳐 위태해졌다고 밝혔다.

미국 식약처가 경고장을 발표한 당일 큐랄리프의 주가는 7%나 떨어졌다. 큐랄리프는 식약처의 "회사 제품은 식약처의 허가 없이 허위 광고를 했다"는 경고장에 "모든 제품은 FDA 기준을 맞춰 제조됐다"며 반박하고 있다.

큐랄리프 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대마를 활용한 기능식품 만들기에 하나둘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마를 농산물로 허용하면서부터다. 이들은 식약처의 검증을 받지 않고 무분별하게 CBD를 넣은 공산품을 내놓았다. 식약처는 다음 경고 대상은 '이들 회사'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부터 대마 성분이 있는 의약품을 자가치료용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신청서와 진단서, 진료 기록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수입할 수 있다.

뾰족한 수가 없는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의약품은 '완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설령 충분한 검증이 없어도 말이다. 차분히 약품을 검증하고 의심하기보다는 일단 시도해본다는 마음이 앞설 수도 있다. 매출 올리기에 급급해 이런 환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일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비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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