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기약 없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 김향미 기자
▲ 필리핀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기약 없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 김향미 기자

필리핀에 있는 항공사가 기기결함을 기상악화로 둔갑시켜 승객들을 10시간 이상 대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팬 퍼시픽 에어라인(Pan Pacific Airlines)은 필리핀 칼리보 공항에서 22일 오후 11시 20분에 출발해 인천공항에 23일 오전 4시 45분쯤 도착할 예정이었다. 승객은 150명 가량된다.

항공사측은 "기상악화로 1시간 정도 지연된다"고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23일 오전 2시 40분쯤까지 어떤 조치도 설명도 받지 못하고 기다려야만 했다. 한 승객은 "언어소통도 안 되고, 의자도 화장실도 부족하다"며 "몇 시간 이상 긴장 상태에서 대기하다 보니 열까지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비행기는 출발하는데 왜 8Y700D만 지연되는지 항의하자 그제서야 기기 결함으로 11시간 지연된 23일 10시에 출발한다고 승객에게 호텔을 마련해줬다. 하지만 항공사의 이 같은 처우가 승객들의 여독(旅毒)을 더 악화시켰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승객들은 호텔에서 4시간 가량 머물렀다. 한 승객은 "호텔에서 2시간 남짓 쪽잠을 잤다"며 "항공사는 새벽 4시쯤 맥도날드 치킨 한 조각과 한 주먹 크기의 밥과 케첩 하나가 든 도시락을 줬다"고 말했다.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오전 7시까지 숙소에서 나와 공항에 도착하라고 했다. 항공사는 오전 10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렸다.

가족여행을 온 김영은(28·여)씨가 통역을 맡아 승객의 의견을 전달해 항공사의 실수로 출발 지연되었다는 확인서(Certification)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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