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대원들이 18일 도쿄시에 있는 도쿄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마이니치신문
▲ 소방대원들이 18일 도쿄시에 있는 도쿄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마이니치신문

일본 교토(京都)시에 있는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18일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최소 3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AP통신, TBS,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5분쯤 교토시 후시미(伏見)구 모모야마(桃山)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불이 났다.

경찰과 소방청에 따르면 41세 남성은 애니메이션 회사 앞에서 "죽어라"고 소리치면서 휘발유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린 뒤 불을 질렀다. 화재 당시 3층 짜리 건물에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건물 3층에서 두 번의 폭발음과 함께 층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3층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나와 하늘을 뒤덮었다. 직원으로 추정되는 10명은 창밖으로 빠져나왔다.

화재는 5시간 만인 오후 3시에 진압됐다. 건물 전체가 전소하면서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했다. 이날 소방차 30대가 투입됐다.

소방관들은 사망자 33명 가운데 20명을 3층에서 찾았다. 2명은 숨진 채로 1층에서, 11명은 2층에서 발견됐다. 회사는 1층을 사무실, 2·3층을 애니메이션 제작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소방청은 부상자 30여명 가운데 상당수는 심폐정지인 상태로 알려져 희생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용의자도 팔과 다리 등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하던 중 "액체를 뿌려 불을 질렀다"고 시인했다. NHK에 따르면 현장에서 흉기가 발견됐지만 용의자의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회사는 그 전에도 익명의 악플러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용의자가 협박 메일과 관련됐다는 데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회사 직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화재 전문가인 하세미 유지 와세다대 교수는 NHK에서 "건물이 나선형 계단으로 세워져서 불이 신속히 윗층으로 올라왔을 것"이라며 "회사에 있는 종이 도면과 문서가 불이 퍼지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화재는 참의원 선거(21일)을 사흘 앞두고 발생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너무 처참해 말을 잃었다"며 "부상당한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타 도쿄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는 "마음이 극도로 아프다"며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나야만 했나"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도 "애도를 표한다"는 전 세계 애니매이션 팬들의 글이 쇄도했다.

교토 애니메이션 (KyoAni)은 1981년 교토(京都)부 우지시(市)에 본사를 두고 애니메이션·만화 제작 스튜디오로 설립됐다. 직원은 160여명이다. 2008년 '럭키 스타', 2011년 'K-On!', 2009년 '스즈 미야 하루히' 등 TV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히트를 쳤다.

이번 참사는 2001년 도쿄 신주쿠 유흥 지구에서 발생한 화재(44명 사망) 이후 일본 최악 방화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 한 애니메이션 팬이 트위터에서 "왜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에 참사가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애도의 글을 올렸다.  ⓒ NYT
▲ 한 애니메이션 팬이 트위터에서 "왜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에 참사가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애도의 글을 올렸다. ⓒ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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