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물 2111드럼 농도 불일치
데이터 167개도 허점 드러나

▲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선폐기물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 세이프타임즈 DB
▲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선폐기물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 세이프타임즈 DB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관리한 방사선폐기물 10개 가운데 8개는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연구원이 방폐물에 기재한 농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를 21일 밝혔다. 조사결과, 원자력연구원이 2015년 이후 경주 방폐장으로 인도한 방폐물 2600드럼 가운데 81%에 달하는 2111드럼에 핵종농도가 잘못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방폐물 분석과정을 담은 데이터 3465개 가운데 167개도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원안위는 방폐물의 농도가 기준치 이내로 방폐장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원자력연구원이 측정값부터 정보기입까지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실했다고 판단했다. 연구원은 데이터 값이나 측정 결과를 잘못 기재하거나 유사하지 않은 드럼을 함께 분석했다. 데이터 관리시스템 운영과정에서도 잘못된 수식을 적용했다.

연구원은 핵종분석 업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체계화된 업무처리절차와 규정 등을 마련하지 않았다.

분석과정에 대한 관리와 종사자 대상 교육도 부족했다. 원안위는 분석과정을 문서화하지 않는 등 자의적 판단과 지속적 오류가 반복된 것을 확인했다.

▲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선 폐기물 농도 기재 오류 유형. ⓒ 김희리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선 폐기물 농도 기재 오류 유형. ⓒ 김희리 기자

원안위 관계자는 "자료관리 편리성만 고려해 유효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자체개발SW을 이용한 결과 1560여건의 오류가 생겼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수회 분석이 원칙임에도 임의로 1회만 분석하고, 일부 단계만 전문가 검증을 의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폐물 핵종분석은 원자력연구원이 거의 유일한 전문기관으로 처분 책임이 있는 공단조차도 과정검증에 한계가 있었다. 분석 오류를 잡아낼 검증 절차는 물론 방폐물 처리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도 부족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자력연구원, 공단 등이 객관적인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공단에 드럼의 오류정보를 정정하고 처분방사능량을 재평가하는 등 방폐장 안전운영을 위한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주문했다.

원안위는 조사 결과를 원자력연구원과 방폐장 운영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통보하고, 다음달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행정처분을 논의키로 했다.

앞서 원자력연구원은 방폐물 부실 관리로 수차례 과징금을 냈다. 연구원은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콘크리트와 흙을 몰래 묻거나 방치했다.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물을 빗물관으로 흘려보내고 방사선 관리구역 안에서 쓴 장비를 무단으로 매각했다.

원안위는 2017년 연구원에 과징금 19억2500만원과 과태료 5600만원을 부과했다. 이 외에도 연구원은 핵연료 물질을 허가 없이 보관하는 등 위반으로 1억5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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