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 연합뉴스
▲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이여사가 오늘 오후 11시37분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여사는 지난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여사는 수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지만 최근 앓고 있던 간암 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여사는 지난주부터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다가 회복되는 등 위중한 상황이었다.

가족 측의 의사에 따라 5일 동안 사회장을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램버스대를 거쳐 스카렛대를 졸업했다.

귀국 후에는 이화여대 사회사업과 강사로 교편을 잡는 한편 초대 대한YWCA 총무 등을 역임했다.

이여사는 1962년 김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과 납치 사건, 내란음모 사건과 수감, 가택연금 등 군사정권 내 이어진 감시와 탄압을 감내했다. 1980년 내란음모 사건 당시에는 국제적 구명운동에 앞장섰다.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4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70대를 넘어선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로서 활발한 내조를 벌였다.

이여사는 외환위기 직후 사회봉사 단체 '사랑의 친구들'과 '여성재단'을 직접 설립했다. 병세가 위중할 때까지 고문직을 맡는 등 아동과 여성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여사는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을 동행해 영부인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재직 시절 3남 홍걸씨에 이어 차남 홍업씨까지 잇달아 구속되는 등 시련도 겪어야 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자리를 지키며 대북 사업을 뒷받침해 왔다.

미국 교회여성연합의 '용감한 여성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이 해의 탁월한 여성상', 무궁화대훈장, 펄벅 인터내셔널 '올해의 여성상' 등 인권과 여성문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이며, 당일 오전 7시 고인이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열린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 02-2227-7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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